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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외신이 본 판문점 선언]"놀라운 수준의 합의…남은 숙제는 북미정상회담으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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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나주석 기자] "남북이 한국전쟁의 끝을 맹세했다.(CNN)" "놀라운 수준의 합의다.(워싱턴포스트)" 주요 외신들은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을 하나의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하며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하지만 비핵화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향후 이어질 북미정상회담의 숙제로 넘어간 셈이다. 사실상 이날 첫 외교 데뷔전을 치른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며 "독재자 김정은은 잊어라, 국제정치인 김정은이 온다"고 평가했다.

◆"더 이상 전쟁없다" 평화의 새 시대 선언=미국 CNN 방송은 이날 오후 판문점 선언 후 '남북이 한국전쟁의 끝을 선언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선언은 역사적인 정상회담의 놀라운 절정"이라고 평가했다. 이 방송은 "65년만의 종전선언"이라며 "판문점 선언은 하루 종일 진행된 회의와 두 정상간의 약 1시간에 걸친 독대 후 공개됐다. 두 지도자는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이 없을 것이며 평화의 새시대가 시작됐다고 엄숙하게 선언했다"고 소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두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없는 한반도라는 공동목표를 실현키로 확인했다"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 등 선언문에 담긴 주요 내용을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쟁없는 평화로운 땅에서 모든 한국인들이 번영과 행복을 즐길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로 동의했다"며 "이번 합의가 영속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국 BBC 방송 역시 "남북 간에 더 이상의 전쟁은 없다. 더이상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로 했다"며 "북한의 호전적인 수사법이 쏟아진 지 불과 몇달 만의 일"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남과 북의 지도자들이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고 선언했다"며 "이는 놀라운 수준의 합의"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들 언론은 김 위원장이 회담에서 보여준 친근하고 파격적인 면모에 주목하기도 했다. "나는 언제쯤 북한을 갈 수 있겠느냐"는 문 대통령의 말에 지금 넘어가보겠느냐며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선 장면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1시간에 걸친 산책독대 등에도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국경을 넘도록 권유한 놀라운 순간"이라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각본에 없던 순간"이라며 "각본이 아니라면 고도의 연출된 장면"이라고 묘사했다. WP는 "김 위원장이 자신을 합리적인 국제지도자로 알리고 싶어한다"며 "핵무기로 워싱턴을 공격하고 아시아의 미군기지를 없애겠다고 위협하던 독재자 김정은은 잊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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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구체성 떨어져…북미정상회담 숙제로=하지만 이들 언론은 판문점 선언의 역사적 의미와 별개로 비핵화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빼먹지 않았다. 우선 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라는 단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꼽혔다. 비핵화에 대한 한국, 미국, 북한의 해석이 다르다는 그간 우려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목이다. BBC 방송은 "비핵화가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세부사항은 분명하지 않다"며 "많은 분석가들이 북한에 대해 회의적"이라고도 꼬집었다. NYT 역시 "미국은 물론, 한국 내 보수주의자들도 이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비핵화 시점 역시 논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NHK방송은 "북한이 이미 개발한 핵무기를 포기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에 대해 아무 것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향후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에서의 논의에 맡겨진 형태"라고 보도했다. CNN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비핵화 선언이 실제로 이행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들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도전과제"라고 언급했다.

판문점 선언은 오는 5월 또는 6월 개최되는 북미정상회담과 향후 이어질 4자회담의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반도 비핵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논의되는 동안, 판문점 선언은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회담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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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일·러 "역사적 만남, 환영" 입장 표해=이날 판문점 선언 직후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워 온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요국 정부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남북이 수년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얼룩진 적대적인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남북 사이에 역사적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14분 후 남긴 두번째 트윗에서는 "한국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적었다.

중국 외교부는 루캉(陸慷)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오늘(27일) 남북 정상은 성공적으로 회담을 개최했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거둔 긍정적인 성과는 남북간 화해·협력과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남북 지도자 간 회담을 환영한다"며 "선언된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간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재팬패싱 논란이 부각됐던 일본은 환영을 표하면서도 신중한 모습을 유지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을 둘러싼 여러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을 환영한다"며 "이번 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향후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로 협의하고 회담 성과 등을 직접 듣겠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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