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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웜비어 부모, 美서 北 상대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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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이르게 한 北 책임 물어”/ 남북정상회담 직전 소장 제출/ 백악관도 소송지지 의사 밝혀

세계일보

눈물짓는 웜비어 부모 북한에 장기 억류됐다 뇌사 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26일(현지시간) 북한 정부에 아들의 사망 책임을 묻는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은 지난 1월30일 웜비어의 부모가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눈물짓고 있는 모습. 워싱턴=AP연합뉴스


북한에 장기 억류됐다 뇌사 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북한의 책임을 묻는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웜비어의 부모는 이날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2쪽 분량의 소장을 제출했다. WP는 소송이 남북정상회담 개최 직전이자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제기됐다고 전했다.

소장에 따르면 웜비어의 부모는 북한 정부가 평양에 여행 간 아들을 간첩 혐의로 구금하고 잔혹하게 학대해 뇌사 상태에 이르게 함으로써 사망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웜비어를 인질로 잡고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했으면서도 결백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번 소송은 오토와 우리 가족을 야만적으로 대우한 북한의 책임을 묻는 또 다른 조치”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세라 샌더스 대변인은 소송을 직접 지원하진 않겠지만 WP에 “미국인들은 오토에 대한 기억을 여전히 기리고 웜비어의 부모 프레드와 신디의 고통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소송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11월 미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서 가능해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만약 북한이 웜비어를 부당하고 잔혹하게 대우했다는 사실이 법원에서 인정되면 부모는 법무부가 관리하는 ‘테러지원국 희생자펀드(VSSTF)’에서 금전적 보상을 받게 된다. 보상액은 개인일 경우 최대 2000만달러(214억여원), 집단소송일 경우 최대 3500만달러(376억여원)에 달한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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