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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롯데家 장남 신동주, 신동빈 면회 신청 왜?…'경영복귀 시도'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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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등 7~8명 대동하고 23~24일 연이틀 면회신청했지만 '불발'

롯데 "신동빈 회장 몸상태 안좋아 양해 구해, 급하면 변호인 통해달라"

뉴스1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2018.2.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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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롯데가(家)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4)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을 최근 두 차례나 면회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법정구속된 틈을 타 경영일선 복귀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23일과 24일 부인 조은주씨를 비롯한 수행원 등 7~8명을 대동하고 서울구치소를 찾아 신동빈 회장과의 면회를 신청했다.

신 전 부회장이 연이틀 면회를 위해 찾아왔지만 신동빈 회장은 감기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신동주 전 부회장을 만나지 않고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당시 신동빈 회장이 몸이 좋지 않아 신동주 전 부회장에 양해를 구했다"며 "급한 의견이 있으면 변호인을 통해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월 13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신동빈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重光眞奈美)씨 등 가족들은 신 회장의 법정 구속 직후 이어진 설 연휴 중에 첫 면회를 다녀갔지만, 당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성명을 내고 신동빈 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법정구속 후 두 달이 훨씬 지난 최근에서야 구치소 접견을 시도한 것과 신동빈 회장이 면회에 응하지 않을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은 최근 국내 롯데 계열사 지분을 최근 대부분 매각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생이 구속된 틈을 타 일본 롯데 경영일선에라도 복귀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벌이려고 했다는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인 전문경영인들과 주주들을 설득하려면 신동빈 회장과의 대화가 필수인데 움직임에 앞서 '명분쌓기'를 위해 신동빈 회장과 면회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화해의 제스처라기 보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계산된 움직인 것이라고 신동빈 회장 측은 보고 있다. 실제 면회가 불발된 당일 모주간지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신동주 전 부회장 인터뷰가 실리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신동빈 회장)이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결탁해 쿠데타를 일으켜, 창업자이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경영에서 배제한 게 갈등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일본 도쿄 지방법원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 롯데물산 등 일본 내 4개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에서 "해임은 정당하다"며 청구를 기각한 상황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등 한국에서 제기한 소송에 이어 일본에서 패소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일단락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더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그룹 동일인 지위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7)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정위 결정이 발표되면 롯데그룹의 공식적인 총수 지위는 신동빈 회장으로 굳어진다.

신동빈 회장이 면회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화해할 뜻이 없다는 것을 단호하게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더구나 롯데는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2015년 이후 검찰 압수수색과 총수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고, 롯데 안팎에서는 이가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3년여간 이어져 온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적지 않은 앙금이 쌓였을 것"이라며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을 구치소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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