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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르포]산책나온 견주들 '너도나도 목줄'…달라진 공원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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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법 개정이후 반려견 대부분 목줄 착용하고 나와

뉴스1

2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개에 목줄을 착용하고 산책 나온 견주들.© News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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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당연히 개와 외출할 때는 목줄 착용해야죠."

지난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개와 산책하던 이시연씨(27)는 이렇게 말했다. 인근에 반려견놀이터와 '하늘공원'이 있어서인지 개를 데리고 외출한 사람들이 계속 지나갔지만, 개들은 모두 목줄을 착용하고 있었다.

지난 3월22일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견주들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 지방자치단체에 동물을 등록하지 않으면 1차 20만원, 2차 40만원, 3차 60만원 과태료가 부과되고 개와 외출시 목줄 등 안전조치 안하면 1차 20만원, 2차 30만원, 3차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맹견 5종(도사견,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의 개)의 경우는 입마개 착용이 의무화됐다.

그래서일까. 상암동 일대와 마찬가지로 이날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의 풍경도 비슷했다. 불과 한달전 한강공원을 찾았을 때 목줄 풀린 개들이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개와 함께 산책나온 사람들 모두 목줄 착용을 잊지 않고 하고 있었다. 텐트를 가지고 나온 사람들도 텐트 안에서는 개들의 목줄을 풀었지만, 밖에 나올 때는 다시 착용했다.

개를 산책시키기 위해 배우자와 함께 나온 이모씨(55·서울 영등포구)는 "법이 강화됐다는 소식은 신문을 통해 접했는데, 이전에도 목줄은 규제대상이었기 때문에 착용하고 다녔다"며 "개를 키우는 사람과 키우지 않는 사람 모두를 위해 목줄은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막연히 규제만 하지 말고 반려견 놀이터 등 개들을 위한 공간을 확대해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원에서 개 목줄 미착용 등을 단속중이던 한 요원은 "20명의 단속전담반이 여의도, 뚝섬, 반포 한강공원을 돌며 계도 및 과태료 부과를 하고 있는데, 확실히 최근 들어 개 목줄을 안한 견주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배설물의 경우 아직도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고, '우리 개는 안 문다'며 목줄 착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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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강공원에 방치된 개 배설물.© News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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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도 배설물이 공원 곳곳에 방치된 채 있었고, 수일전 구로구 일대를 찾았을 때도 개 목줄을 하지 않고 산책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당시 해당 견주는 "법이 강화된 건 알지만 오랫동안 밖에 나가지 않아 목줄을 풀고 자유롭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개를 키우지 않는다는 사람들은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소규모 공원이나 동네에서는 알면서도 목줄을 하지 않는다는 견주들이 많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아이와 함께 한강공원에 산책 나온 김모씨(33)는 "개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목줄을 하지 않은 모습을 봐도 그냥 넘어가긴 하지만 큰 개의 경우 혹여나 아이에게 달려들어 물까봐 걱정되긴 한다"며 "견주가 알아서 안전조치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도 강화된 동물보호법에 대해 알리고 문제를 막기 위해 매주 한번씩 관내 공원을 찾아 단속을 하고 있다. 최근 한달동안 4번 단속을 나가 5건을 적발했고, 모든 견주에게 인식표 미부착으로 인한 과태료를 부과했다. 목줄미착용이나 동물미등록 문제는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이운오 서울시 동물보호과 팀장은 "확실히 최근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고 법 준수를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아직도 현장에서 법을 어긴 시민들이 신분확인을 거부하거나 단속인원이 3~4명 된다며 위협적이라고 항의전화가 오는 등 어려움은 있지만 더 많은 시민들의 안전과 동물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개 목줄 착용은 개를 잃어버리는 걸 방지하고, 다른 시민들을 배려하자는 것"이라며 "우리가 단속을 나서는 이유가 시민들에게 과태료를 물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개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규범을 잘 준수해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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