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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1분기 성장률 1.1% 호조… 최악 실업률에 ‘고용없는 성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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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4.4%-설비투자 5.2% 증가… 한은 “올 성장률 3% 달성 가능”

3월 실업 125만명… 18년만에 최대, 실업률 4.5%… 2001년 이후 최고

최저임금 상승에 서비스업 직격탄… 도소매-음식숙박업 0.9% 감소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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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를 나타냈던 경제성장률이 올해 1분기(1∼3월) 1%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반등했다. 반면 실업자 수는 18년 만에 최대 규모로 치솟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 1∼3월 한국의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1.1% 성장했다. 1%대 성장세는 지난해 3분기(1.4%) 이후 2개 분기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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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분야가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주도했다. 화학제품과 기계류 등의 수출이 늘면서 올 1분기 수출은 지난해 4분기(9∼12월) 대비 4.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나란히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증가로 돌아선 점도 성장에 기여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와 선박·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가 늘어 설비투자도 전 분기 대비 5.2% 증가했다.

한은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며 앞으로 3개 분기 성장률이 0.77∼0.82% 사이면 올해 경제성장률 3.0%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3년 만에 최고치인 3.1%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다만 고용 상황이 최악인 만큼 수치상으로 성장률이 회복된다고 해도 체감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실업자는 125만7000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12만 명 늘었다. 실업자 수는 월별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3월 기준으로 18년 만에 가장 많았다. 실업률도 4.5%로 2001년(5.1%) 이후 17년 만에 최고였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미래의 경기 상황을 보는 척도인 소비자심리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출 중심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졌지만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특히 서비스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평창 겨울올림픽을 치렀지만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생산은 오히려 줄었다.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생산은 지난해 4분기 대비 0.9% 감소했다. 한은은 “중국 관광객이 계속 줄어든 데다 올초 미세먼지와 한파가 심해 외부 활동이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했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대해서 한은은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지 않았다”면서 답변을 회피했다.

건설투자도 견고하지 않다. 한은은 “주택 거래량이 급격히 늘면서 부동산중개업 등의 소득이 많아진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표상으로는 양호하지만 실제 건설 경기가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수출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4.4%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은이 26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을 뜻하는 기타대출 연체잔액 증가율이 201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연체가 늘면서 가계부채 부실 우려가 커진 셈이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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