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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北 풍계리 핵실험장, 5차 핵실험 때 이미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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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과학자들, 지진·위성사진 등으로 손상 확인

북한 핵실험 중지 선언의 배경일 가능성도

뉴스1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이후 촬영된 실험장 인근 위성사진. <출처=SCMP갈무리>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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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핵실험 중지 선언을 한 이유가 지난해 5차 핵실험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이 붕괴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는 중국과학기술대학교 소속 지리학자 원리안싱을 인용, 지난해 9월 지하 700m 터널에서 실행된 100kt 규모의 핵실험으로 실험장이 크게 손상됐다고 전했다. 또 고온으로 주변 암반이 기화됐고 직경 200m의 공간까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4차례의 핵실험까지는 지형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5차 핵실험 뒤에는 산사태가 발생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원리안싱은 주장했다. 위성 사진에 따르면 폭발 이후 산 암반이 무너지며 정상에서 0.5㎞가량 떨어진 곳에 구멍이 뚫린 것이 확인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세번의 소규모 지진까지 발생했다. 원리안싱 연구팀은 2000여개 지진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이 붕괴됐으며 지질 안정성이 상실됐다고 판단했다.

중국 지린성 지진국 조사팀도 지난달 학술지를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처음으로 암반 붕괴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산 정상 외에도 지하 폭발로 인한 방사능 낙진을 외부로 분출하는 '굴뚝'과 유사한 지형도 형성됐다.

북한의 지질학자 리도식이 5차 핵실험 2주 뒤에 중국의 지질학자들을 만났다는 점도 핵실험장 붕괴를 추측하게 했다고 SCMP는 전했다.

북한 핵실험을 연구하는 후싱도우는 이 실험으로 백두산의 분출 위험도 커졌다며 중국 정부가 북한에 경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리도식 방중 이틀 뒤 북한은 핵실험을 중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궈추주 베이징대학교 교수는 바람을 타고 북한의 방사성 물질이 중국까지 날아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 정부가 이 위협에 대한 긴급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중국공과대 소속 핵폐기물 전문가인 자오궈동은 붕괴 지점 위로 흙을 두껍게 쌓고 시멘트로 균열이 간 부분을 막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중국 등 해외 과학자들이 핵실험장 피해 상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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