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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우리는 머슴에 불과했다"…대한항공 노조 27일 첫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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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노조 3곳 '경영정상화 촉구 집회' 예고

임금협상 연계해 오너家 면죄부 주나? …경계감도

뉴스1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갑질 영상이 23일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이명희 씨 추정인물이 하청업체 직원들을 밀치고, 삿대질을 하고, 서류를 뺏어 바닥에 던지는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유튜브 갈무리) 2018.4.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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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불법 행위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대한항공 노동조합 3곳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집회를 개최한다.

다만, 오너 일가의 비리를 제보하기 위한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서는 노조의 집회 개최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참석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노조가 임금협상과 연계해 오너 일가에게 면죄부를 줄 것이라는 경계감에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노조 3곳(노동조합·조종사노조·조종사새노조)은 오는 27일 낮 12시10분부터 50분까지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건너편 인도에서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 직원 촉구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최근 불거진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을 비판하고 갑질 재발 방지를 서면으로 약속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2017년 임금협상의 조속한 해결도 촉구한다.

노조는 24일 조종사노조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글에서 "대한항공은 그동안 오직 사주 주머니만을 채우는 곳간에 지나지 않았고, 직원은 그곳을 채우기 위한 머슴에 불과했다"며 "이제 우리는 목소리를 내어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연일 드러나는 오너 일가의 일탈을 넘어선 범죄 수준의 사건들은 기업이 사주 개인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후진적인 오너 일가의 의식 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고 이제는 그 의식에 일침을 가하고 우리도 스스로의 자존감 고취에 노력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너 일가의 전면 퇴진을 요구중인 '제보방'에선 노조 집회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노조가 타협을 통해 오너 일가에게 면죄부를 줄 것이란 경계감에서다. 노조에 대한 불신도 깔려 있다. 노조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조 전 전무의 사퇴를 촉구한 것 외에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해왔다는 지적이다.

노조가 집회일로 예고한 27일도 논란거리다. 이날은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국민적 관심사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집회 참석을 하려면 직원 아이디를 찍고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이는 사측에게 불만 세력을 색출할 기회를 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이에 '제보방'에선 한 직원이 노조 탈퇴가 우선이라는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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