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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빅딜 파트너?…트럼프, 김정은 극찬에 담긴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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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성과 노린 포석이냐 … 회담 실패 후 ‘강공’ 명분 쌓기냐 / ‘빅딜 파트너’ 칭찬 통해 신뢰 확보 / 北 연이은 조치 비핵화 첫걸음 분석 / ‘다른 생각 못 하도록 옭아매기’ 의도 / 회담 불발 대비 군사옵션 카드 축적 / 美 정치권·언론 “과도한 표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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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공식 환영식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마크롱 부부를 기다리는 모습.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정말로 매우 많이 열려 있고, 우리가 보는 모든 점에서 매우 훌륭하다”고 극찬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를 타결하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빅딜’의 파트너로 여기는 인물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송을 늘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도와 달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각별한 공을 들였고, 시 주석이 ‘아주 특별한 분’이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칭찬하고 있다. 트럼프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험담을 삼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해킹을 통해 개입하고, 새로운 신냉전 시대를 열어가고 있으며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을 지원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꿈적도 하지 않고, 푸틴과 신뢰를 쌓으려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칭찬할 뿐 아니라 김 위원장의 정책에도 열렬한 박수를 보내고 있다. 김 위원장이 핵실험 중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처를 단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커다란 진전’이라고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이는 미 정부의 당국자와 정치권 및 전문가 그룹이 한목소리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상 유지 정책’이라고 비판한 것과는 대조적인 평가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조처를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해석함으로써 김 위원장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옭아매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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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 칭찬이 또한 북·미 정상회담 결렬 등에 대비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타협을 위해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 국제 사회의 여론을 등에 업고, 대북 군사 옵션 등 강공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어쩌면 아주 멋질 것이고, 어쩌면 아닐지도 모른다”면서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좋지 않다면 협상 테이블을 떠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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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회담 뒤에도 웃음 보이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웃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김 위원장에 대한 과도한 칭찬으로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을 칭찬했고, 이 회담이 끝난 뒤 열린 기자 회견에서 “주민을 굶겨 죽이고 가족 구성원을 죽였다는 비난을 받는 사람에게 이런 표현을 쓴 게 무슨 의미냐”는 질문을 받았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중진인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자국민을 굶겼다는 엄청난 비판을 받고, 정적을 난폭하게 처형하며, 가족 구성원을 살해한 지도자를 이처럼 표현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가 벌써 김정은에 의해 놀림을 당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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