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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한진, 전문경영인 부족…부사장급 이상 5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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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일가는 주요 계열사 12곳 중 11곳에 대표·사내이사 맡아

한진그룹이 조양호 총수 일가의 과도한 경영 개입으로 형성된 독재적 기업문화를 전문경영인 확대로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 일가는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 12곳 중 11곳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를 맡으며 기업 경영을 독식하고 있다. 조 회장은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관광,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국공항, 한진 등 8곳에서 대표이사 등 임원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이를 통해 받은 연봉은 66억4000만원이다. 딸 조현민씨는 ‘물벼락’ 갑질로 퇴진하기 전까지 대한항공 전무를 비롯해 7곳의 임원이었고, 아들 조원태씨는 대한항공, 한진칼을 비롯해 4곳의 임원을 맡고 있다.

반면 부사장급 이상 전문경영인은 5명에 불과하다. 조 회장은 최근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겠다며 석태수 한진칼 사장을 대한항공 부회장으로 승진시켰지만, ‘복심’을 승진시키는 폐쇄적 인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급이 높은 임원이 적은 것은 그만큼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지 않으려는 조 회장 일가의 태도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재계서열 14위, 자산총액 29조원인 한진과 비슷한 다른 기업과 비교해도 총수 쏠림은 두드러진다. 2017년 5월 기준 자산총액 32조원으로 재계서열 11위인 신세계는 총 37개 계열사를 두고 있는데, 부사장급 이상의 전문경영인 17명이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총액 27조원으로 재계 15위인 CJ는 이재현 회장의 재판 기간 동안 전문경영인을 적극 영입해 공백을 채웠고,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50대 전문경영인을 적극 전진배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 일가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데 최적화된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대거 도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석태수 부회장 승진 건을 볼 때 자발적인 개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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