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세계 5위 항만에서 컨테이너 반납시간 제한 말도 안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부산신항 BNCT 대표 "트레일러 기사들 요구 합당…이제는 해결해야"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을 이용하는 해운선사들이 빈 컨테이너 반납시간을 오후 5시까지로 제한해 트레일러 기사들이 큰 불편을 겪는 문제에 대해 터미널 운영사 대표가 "말도 안 되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조속한 개선을 선사들에 촉구했다.

부산신항 5부두 운영사 BNCT의 존 엘리엇 대표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산항은 명색이 세계 5위의 항만이지만 선사들의 태도를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며 빈 컨테이너 반납시간 제한을 예로 들었다.

연합뉴스

부산신항 BNCT 존 엘리엇 대표
[촬영 이영희]



부산신항을 이용하는 대형 선사 대부분은 빈 컨테이너 반납 시간을 평일에는 오전 8시나 9시부터 오후 5시30분 또는 5시30분까지, 토요일에는 오후 2시나 3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부산항에 도착한 수입화물은 트레일러에 실려 화주에게 전달되며 내용물을 빼낸 빈 컨테이너는 다시 해당 선사가 기항하는 터미널에 반납해야 한다.

화주의 작업지연이나 도로체증 등 여러 변수 때문에 기사들이 여유 있게 부산에서 출발해도 반납 마감 시간에 맞춰 도착하지 못하는 일이 자주 있다.

이처럼 마감 시간을 놓친 기사들은 다음날 오전 8시나 9시부터 시작되는 반납시간에 맞춰 빈 컨테이너를 터미널에 내려주기 위해 장시간 대기해야 한다.

다음 날 아침에 당장 다른 컨테이너를 실어날라야 하는 기사들은 터미널 부근에 있는 민간 보관소에 맡겨놓고 다른 기사에게 대리반납을 시키느라 5만~6만원을 부담한다.

연합뉴스

부산신항 터미널 진입위해 길게 줄선 트레일러들
[트레일러 기사 제공=연합뉴스]



이렇게 마감 시간 때문에 지불하는 돈이 한 달에 30만원에서 50만원까지 든다는 게 기사들의 주장이다.

일부 기사는 다음 날 아침 일찍 반납하려고 터미널 부근 도로변에 트레일러를 대놓고 그 안에서 쪽잠을 잔다. 졸음운전을 하는 요인이 된다.

엘리엇 대표는 "터미널 운영사들은 어차피 24시간 부두를 가동하기 때문에 밤늦게라도 반납받아 줄 수 있다고 말해도 선사들이 수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화물연대도 파업 이후 가장 많이 개선을 요구한 사항 가운데 하나고 합당한 요구인데도 선사들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빈 컨테이너 야간 반납에 많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도 왜 지금까지 해결이 안 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선사별로 야간 반납을 위해 추가로 들여야 하는 돈이 월 500만원~1천만원밖에 안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사들의) 이런 행태는 연간 물량이 많아야 200만TEU 미만인 소규모 항만에서나 있을 수 있다"며 "24시간 운영하는 세계 5위 항만에서 일어날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하늘에서 본 부산신항
항공촬영한 부산항 신항 전경<<부산항만공사 제공>> 전경



그는 "일부 선사가 트레일러 기사나 운송사가 사전에 요청하면 오후 9시까지 반납시간을 연장해 준다고 하지만 이는 안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고 "선사들이 융통성을 발휘해 수용 가능한 범위까지 반납시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4시간 반납 허용이 어렵다면 적어도 오후 9시나 10시까지는 연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선사들의 빈 컨테이너 반납시간 제한은 트레일러 기사들의 과속 등 무리한 운행의 요인이 된다.

또 특정 시간대에 트레일러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신항 일대는 물론 주변 도로의 교통체증을 불러오기 때문에 단순한 항만운영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도시 전체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문제로 인식하고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lyh9502@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