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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월스트리트저널, 임종석 비서실장 조명 "전 급진주의자가 탈냉전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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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집중 조명했다. 남북 정상 또 북·미 정상 간의 대화 무대를 조성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의 이력을 소개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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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현지시간) “감옥에서 대통령 비서실까지: 전 급진주의자가 한반도의 탈냉전을 돕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1989년 임종석이라는 학생 정치운동가가 동료 학생(임수경 전 의원)을 비밀리에 북한에 보내 김일성 주석과 만나게 한 뒤 당국으로부터 적과 결탁한 혐의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 그가 “30년 뒤 한국 대통령 참모들의 수장이 돼 평양에 대한 외교 지원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의 독특한 이력이 ‘한반도의 탈냉전’을 어떻게 도왔는지에 주목했다.

신문은 “그가 1980년대 미국의 지지를 받던 군사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동료 학생들과 함께 성장해왔다”며 이 경험이 “미국의 의도에 대한 회의를 갖게하고 공산주의 북한을 덜 위협적인 존재로 보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이들 세대가 정권을 잡은 뒤 종종 미국과 마찰을 빚었지만 동시에 한반도 긴장 완화를 끌어낼 수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보수주의자들은 시도하지 않을 방법으로 평양을 다루려는 이들의 의지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신문은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경계해왔으며 비핵화가 선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과 대화하려는 문재인 대통령과 임 실장을 순진하고 위험한 인물로 간주해왔다”고 했다.

신문은 또다른 중재 대상인 미국에 대한 임 실장의 태도 변화에도 주목했다. 그가 학생 운동가 시절 “미국이 한국을 강탈했다”고 주장하며 주한미군 감축을 요구했고, 2008년엔 미국을 남북 화해의 장애물로 묘사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주엔 “목표 달성을 위해선 미국의 ‘인내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들(학생운동가)이 겪은 미국은 그들이 맞서 싸웠던 군사독재 정권을 유지해 준 버팀목 중 하나였다. 그러나 2000년대 초에 만난 임 실장은 미국의 외교 정책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친북·급진주의 선동가가 아닌 실용주의자로 보였다”는 전 한국 주재 기자 다니엘 스나이더의 말을 인용했다. “30년 전의 임 실장과 지금의 임 실장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인터뷰도 소개했다.

신문은 그러나 보수 진영에선 그를 여전히 북한 주체 사상 추종자로 의심한다고도 전했다. 지난해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임 실장에 대해 “북한과 미국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한 사례를 들며 “당시 임 실장은 이전 견해를 포기했는지에 대한 답을 하는 대신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고 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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