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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미국과 무역갈등 봉합 수순 속... 중국 “WTO서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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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므누신 재무 등 수일 내 방중”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의 경제ㆍ무역분야 수장들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미중 간 무역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설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 최고위급의 방중을 환영하면서도 세계무역기구(WTO) 틀 내에서의 분쟁 해결을 강조했다. 이번엔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더라도 통상문제를 미국이 자의적으로 주도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AFP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들이 무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수일 내로 중국에 갈 것”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의 요청에 따라 사절단을 보내려고 한다”면서 양국이 무역분쟁과 관련해 “합의에 도달할 아주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지금보다 더 우리를 존중해준 적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므누신 장관도 지난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서“무역 협상을 위해 직접 중국을 찾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등 중국 경제관료들이 므누신 장관과 무역분쟁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고 이번 방중은 최종 합의를 위한 답방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방중 일정을 5월 3~4일로 예상하며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동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22일 상무부를 통해 미국 최고위급의 방중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관영매체를 통해 경고 메시지도 발산하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25일 ‘중미 무역전쟁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일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며 이는 오만한 경제패권주의의 극치”라면서 “중국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특히 “미국은 중국이 WTO 가입 이후 계속해서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비난해왔다”면서 “그렇다면 중국은 미국이 모든 무역분쟁을 WTO를 통해 제기하고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이 공정한 무역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무역패권이라고 반박하면서 국제사회의 공통규범에 가까운 WTO의 틀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이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보아오(博鰲)포럼 개막연설에서 대외개방 확대와 수입관세 인하 등을 약속하면서 양국의 무역갈등이 한층 누그러졌고 이에 따라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미국이 국내법을 근거로 또 다시 무역갈등을 일으키는 상황을 방치하지는 않겠다는 경고의 의미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이번 무역갈등이 마무리되더라도 언제든 미국이 자국법을 근거로 과도한 압박을 해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면서 “중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WTO를 통한 문제 해결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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