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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4천만원 아토피 치료제 상륙…건보 적용 청와대 청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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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달 보건당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성인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듀피젠트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환자들이 적절한 가격에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에 동조하는 인원도 3000명을 넘어섰다.

듀피젠트는 스테로이드 등 국소치료제로는 아토피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국소치료제 사용이 어려운 중증 아토피 환자를 위해 개발된 세계 최초 바이오 의약품이다. 아토피 환자들은 팔이 접히는 부분 등 피부 일부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거나 발병 부위가 넓은 경우 광선 치료, 면역 억제제 등으로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이런 치료법이 듣지 않는 환자가 많고 특히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사용하면 실명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처럼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던 중증 아토피 환자 입장에선 듀피젠트 시판은 희소식이다. 그런데 천문학적 수준인 약가에 대한 부담이 문제가 됐다. 격주 1회 투여를 기준으로 연간 약값이 4000만원을 넘어선다.

이 때문에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듀피젠트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듀피젠트는 사노피가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신청한 상태로 내부 검토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급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의약품으로 개발된 듀피젠트는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가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을 실시한 결과, 16주간 듀피젠트를 투여한 환자 2명 중 1명(48%)이 병변 크기와 증상의 정도가 75% 이상 감소했다. 듀피젠트와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를 함께 투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52주 시점에 환자 중 65%가 병변 크기와 증상의 정도가 75% 이상 개선됐고, 환자 중 절반 이상(51%)은 가려움증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피부암을 제외한 피부질환 치료제 가운데 처음으로 듀피젠트를 '획기적 치료제'로 지정하기도 했다. 획기적 치료제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과 허가를 신속히 처리해주기 위해 만든 제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성인 아토피 인구는 지난해 말 현재 40만3000명 수준이다. 전체 소아 인구 중 아토피 환자는 20%, 성인은 2%가량 되는데, 소아 환자 수는 수년간 큰 변동이 없는 반면 최근 성인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이 중증으로 발전하면 단순한 가려움을 넘어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원형 탈모, 백내장·녹내장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성인 환자는 극심한 가려움증과 진물 발생으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불안감이나 우울증 등을 겪는 경우도 많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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