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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응급실에 소아 진료공간이 없다…3.7%만 별도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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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응급학회 조사결과…"응급실 16%는 중증 소아 치료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 응급실을 찾는 환자 4명 중 1명은 19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이지만, 이들을 진료할 수 있는 시설을 별도로 갖춘 응급실은 전체의 3.7%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회장 박준동 서울의대 교수)는 25일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서성환홀에서 '소아응급의료체계 중장기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응급실
[촬영 이충원]



보고서를 보면 연간 약 252만명에 달하는 소아청소년 응급 환자 중 48%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내원했으며, 이어 지역응급의료기관과 권역응급의료센터가 각각 31%, 11%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역응급의료센터 이상의 기관에서 주취환자, 감염환자 등의 성인 환자와 분리해 소아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시설을 별도로 갖춘 응급실은 3.7%에 불과했다.

그나마 응급실 내에서 구역만 분리해 운영하는 곳이 약 47%에 달했으며, 소아 전용 침상만 배정한 곳도 16%였다. 나머지는 소아 환자가 응급실에 가도 성인 환자와 뒤섞인 채로 진료를 받는 셈이다.

또 소아청소년의 응급 혈관 확보에 필요한 '골강 내 주사' 기구를 구비한 곳은 절반이 채 안 되는 40.7%에 그쳤으며, 소아 응급 환자 진료에 필수 장비인 기관삽관튜브를 연령대별로 갖춘 곳도 전체의 59.3%에 머물렀다.

소아청소년 응급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인턴이나 낮은 연차의 전공의인 비율이 성인 진료 의사보다 높은 점도 문제였다. 3년차 이상 전공의나 전문의의 진료가 가능한 경우는 주간이 48.2%, 야간·주말이 21%에 그쳤다. 아예 중증 소아를 치료할 수 없는 응급의료기관도 16%에 달하는 것으로 학회는 집계했다.

이와 함께 응급의료센터 중 아동학대 대처 지침을 갖춘 곳은 47%, 중증환자 모니터 지침을 갖춘 곳은 43.2%로 각각 집계됐다.

곽영호 소아응급의학회 부회장은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네 명 중 한 명이 응급실을 방문하고 있지만, 소아응급의료는 민간에 의지해 근근히 유지되는 게 현실"이라며 "소아응급의료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속적이고 책임있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준동 회장은 "국내 소아응급의료체계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정책을 제안하고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겠다"면서 "소아응급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 사업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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