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대법원은 8개월 전 시칠리아 검찰에 몰수당한 난민 구조선 유벤타를 돌려달라는 독일 NGO 유겐트 레테트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대법원은 기각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람페두사항에서 몰수된 독일 NGO 유겐트 레테트의 선박 '유벤타' [AP=연합뉴스] |
독일어로 '젊은이들이 구조한다'라는 의미를 지닌 유겐트 레테트는 리비아의 불법 난민 밀입국 조직과 은밀히 내통하며 불법 난민을 방조한 혐의로 작년 8월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와 경찰에 압수된 유벤타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진행해 왔다.
이탈리아에서는 이 배가 위급한 상황에 처한 난민들을 수색하거나 구조하는 것이 아니라, 해상에 유유히 배를 멈춘 채 난민 밀입국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업자들로부터 일사불란하게 난민들을 건네받는 장면을 담긴 사진이 공개되며 상당한 논란이 인 바 있다.
난민 밀입국조직으로부터 난민들을 일사불란하게 인계받는 듯한 사진이 공개돼 곤욕을 치른 독일 NGO 선박 [ANSA 홈페이지 캡처] |
이탈리아 법원의 이날 최종 판결로 압류 해제가 끝내 불발되자, 유겐트 레테트는 유럽인권법원(ECHR)에 제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는 "이탈리아 법정의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바다에서 조난당한 사람을 구조하는 권리를 위해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역시 불법 난민 방조 혐의로 지난 달 이탈리아 사법 당국에 압류됐던 스페인 NGO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의 선박은 이탈리아 라구사 법원의 예심 판사의 판결로 지난 주 풀려났다.
2014년 이래 6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유입되며 큰 부담을 떠안아온 이탈리아는 불법 난민 억제를 위해 작년 7월 유엔의 지지를 받는 리비아 통합정부와 협정을 맺고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난민 밀입국 선박 단속 활동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지중해 난민 구조 NGO 선박들이 더 많은 목숨을 구할 목적으로 리비아 해역에 너무 바짝 다가가 구조활동을 벌임으로써 불법 난민을 조장하고 있다고 보고, 이들의 적극적인 난민 구조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행동 규약'을 제정해 각 NGO에 서명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런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며 작년에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 수는 전년 대비 34% 감소했고, 올 들어 현재까지 입국한 난민 수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까지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지중해 난민구조 NGO들과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탈리아의 난민 억제 정책으로 인해 유럽행을 원하는 난민들이 리비아에 발이 묶인 채 폭행, 고문, 강간, 강제 노역 등 인권을 유린 당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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