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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가사도우미 구출' 필리핀, 쿠웨이트 주권침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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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난 2월 일어난 필리핀 가사도우미 살해 사건 후 한 필리핀 여성 노동자가 쿠웨이트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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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필리핀 대사관 직원들이 학대받는 자국 가사도우미를 구출하는 작전을 편 데 대해 필리핀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쿠웨이트에 사과했다.

그간 필리핀 대사관은 쿠웨이트에 취업한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의 도움 요청에 적극적으로 나서 이들을 구조해왔다. 하지만 이 작전이'사막의 구출'이라는 작전명까지 붙어 영상에 담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자 최근 양국의 외교문제로 비화했다.

알란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이날 "쿠웨이트의 필리핀 대사관 직원들이 한 행동으로 불쾌함을 느꼈다면 나는 쿠웨이트 외교부 측에, 그리고 우리는 쿠웨이트 정부, 쿠웨이트 국민들과 지도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카예타노 외무장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쿠웨이트 대사를 만난 다음날 공식 사과서한을 쿠웨이트로 보낼 것"이라며 구두 사과 외에도 공식 서한이 갈 것임을 밝혔다.

영상은 필리핀 외무부가 지난주 배포했던 것으로 한 여성이 다급하게 집에서 달려나와 기다리고 있던 차량에 탑승하는 장면이 담겼다. 쿠웨이트 정부는 영상이 퍼진 뒤 구출작전이 주권침해이자 양국의 관계를 해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카예타노 장관은 "필리핀 대사관 직원들이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26만명의 필리핀 노동자 중 일부의 학대 호소를 듣고 있었던 상황 속에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 행동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행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은 가사도우미들의 생사가 걸린 상황이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올해 2월 쿠웨이트에서 일하던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살해된 채 냉장고에서 발견된 후 필리핀과 쿠웨이트는 첨예하게 대립해온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구출 영상이 SNS상으로 널리 퍼지자 쿠웨이트 외무부는 그 즉시 필리핀 대사를 소환하며 항의에 나섰다.

집계에 따르면 약 1000만명의 필리핀 노동자가 해외에서 돈을 벌고 있으며 모국으로 전송된 이 돈은 필리핀 경제의 생명줄처럼 기능하고 있다. 쿠웨이트에는 약 17만명의 여성이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에 쿠웨이트에 사는 한 부부가 필리핀 가정부를 살해한 뒤 1년간 냉장고에 숨긴 것이 발각되는 등 이들에 대한 학대가 빈번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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