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서울 종로구 미래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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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드루킹’ 사건이다. 두 차례 긴급 기자회견에 이어 지난 22일에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건강한 민주주의 시대를 새롭게 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그런데 입장문을 자세히 보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안 후보 쪽의 ‘속내’가 곳곳에 숨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타기팅…‘반 정부’표 결집 의도
‘서울시 등한시’ 비판 의식해 “당선만을 위할 순 없다”
‘대선 불복’ 비판 우려되자 “결과 달라졌을거라 안봐”
박원순 ‘경수야 힘내라’ 올리자 바로 끌어들이기
“야권 대표 선수” 언급하며 ‘김문수 대신 나’ 강조
“저는 이틀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이른 아침에 나와 새벽시장에 문을 열고 하루 시작하는 분들, 출근길 나선 시민들 만나 뵙고 인사드리고 싶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많은 시민들 손잡아 드리고, 서울시에 바라는 변화 하나라도 더 묻고 들으며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서울시장 후보 확정 기자회견에서는 ‘19대 대선 불법 여론조작 게이트’ 진상규명을 촉구해야 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드루킹’과 만난 사실이 없는지, ‘드루킹 공직요구 협박사건’을 언제 보고받은 것인지 물어야 했습니다. 한 번 더 묻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드루킹을 만났습니까?”
“지난 7년간 새정치를 하겠다며 애써온 제가 구태정치의 상징인 ‘불법 여론조작 게이트’를 모른채 하고 저의 서울시장 당선만을 위해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드루킹’ 공세에 집중하는 안 후보를 향해 서울시 비전 제시 등은 등한시한 채 대선 후보와 유사한 행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안 후보는 “모른 체하고 저의 서울시장 당선만을 위해 움직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선거운동과 겸사겸사’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제가 피해자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선의 결과가 달라졌을 거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것은, 1개 주를 빼고 압승한 대선의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 자체가 범죄행위였기 때문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믿는 모양인데, 우리 국민은 과연 북한이 실제 핵을 포기할 것인지 아주 차분하게 지켜볼 뿐 결코 흥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게도 분명히 묻습니다. 김기식과 김경수 후견인 역을 자임했는데, 그것은 서울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서 청와대에 충성한 것입니까, 아니면 본심입니까. 김기식 전 금감원장에 대한 의혹이 정치적인 공격이라고 했는데, 법을 어긴 사실이 밝혀지고 낙마한 후에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께 사과해야 합니다.
또한 지난 금요일 새벽, 박 시장 트윗 계정에 올라온 김경수 응원글. ‘김경수 멋있다, 경수야 힘내라.’ 이거 박 시장이 올린 것 맞습니까. 이 단순명료한 질문에 즉각 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제 갑자기 트윗을 삭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생각이 바뀐 것입니까, 사정이 바뀐 겁니까.”
☞☞그런데 박 시장은 19일에 올린 영상 링크와 해당 글을 내렸지만, “경수야, 힘내라”는 취지의 응원 입장을 바꾼 게 아니었다. 박 시장은 지난 20일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 수락 입장을 밝히며 “아쉽게도 선관위 요청으로 어제 쓴 김경수 의원 관련 링크를 내렸다”고 경위를 설명한 뒤, “그러나, 여전히 김경수 멋있다, 경수야, 힘내라”라는 글을 함께 남겼다. 특정 후보의 기자회견 영상을 링크하는 것은 선거법상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선관위 권고 때문에, 김 의원 영상이 포함된 첫 글을 지웠을 뿐, 김 의원을 응원하는 입장을 수정한 것이 아니란 설명이다.
“야권의 대표선수로 국민의 마음을 받들어 승리하고, ‘확실한 견제’로 ‘가짜 민주주의’의 가면을 벗겨내겠습니다. 매크로로 만드는 수백만의 ‘댓글’이 아니라, 수백만 시민의 힘을 모아 ‘진짜 민심’이 넘쳐흐르게 하겠습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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