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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지엠 군산공장 가보니…“정부지원에도 협력업체 위기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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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곳곳에 “공장 살려라” 펼침막 내걸려

협력업체, 정부 추가지원·대책 요구

“중장기적 희망이 안보여 더 큰 문제”

지역경제 침체…1만3천명 실직 예상



한겨레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한 자동차부품 야적장 앞에 지엠 군산공장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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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자동차는 군산의 심장!!’

‘전 도민의 총단결로 한국GM 군산공장을 살립시다!’

한국지엠(GM) 노사가 임단협 교섭의 마감 시한을 몇시간 앞두고 팽팽한 줄다리를 한 지난 20일 오후, 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국지엠(GM) 군산공장 주변 곳곳에 펼침막이 즐비했다. 군산의 지엠 협력업체 150여곳은 지난 설 연휴 직전에 한국지엠으로부터 군산공장 가동중단 결정 소식을 들었다. 그 후 두달여 동안 ’군산공장 정상화’를 호소했지만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쳤다. 지엠이 결국 군산공장을 버릴 것이라는 좌절감에 휩싸여 있었다.

이날 군산산업단지 안 자동차융합기술원에는 지엠 협력업체 대표 10여명이 모였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경영 애로’를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정부의 긴급자금이나 금융권 대출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이들은 추가적인 지원과 대책을 주문했다. 정부가 지난 5일 군산을 ‘고용위기 지역·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동시 지정했지만 사정은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시트용 부품을 지엠 협력업체에 납품한다는 ㄷ정밀 신아무개 대표는 “원청 대기업의 경쟁력이 없으면 하청관계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생존 위기에 몰린다는 현실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정부 지원은 수명을 겨우 연장하는 정도에 불과한데 중장기적인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이 현장까지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왔다. 정밀가공기계 소공구를 군산공장에 납품하는 00기공 대표는 “위기지역 지정 이후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신청하려 했더니 최근 3년 사이에 정책자금 지원을 두차례 받아 안된다고 한다. 지엠 납품물량은 뚝 끊겼는데 금융기관마다 매출실적을 요구한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신규대출은 커녕 기존 대출도 한꺼번에 상환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금융기관 창구에서는 지엠과 14년째 거래하며 3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이 창업기업만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가동 중단은 인근 지역경제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직·간접적 영향으로 정부가 예상하는 실직자만 1만3천여명에 이른다. 군산시에 따르면, 주민등록상 인구 수는 27만3919명(3월말 기준)으로 올 들어 3개월 동안 1079명이 줄었다. 지엠 계획대로 5월 말 군산공장을 폐쇄하면 일자리와 인구감소는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업인은 “정부나 정치권 고위인사들이 찾아올 때마다 뭔가 달라질 것처럼 얘기하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주민들은 계속 이곳을 떠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산/글·사진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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