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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빌린돈 그대론데 집값 내려.. 지방 주택대출 리스크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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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LTV 70% 빌렸는데 집값은 26% 떨어진 곳도.. 일부 LTV 90%대로 뛰어
자칫 금융권 건전성 악화.. 지역경제까지 흔들 수도


파이낸셜뉴스

지방 지역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경남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기준치를 크게 상회하는 사례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LTV를 강화했지만 규제를 강화하기 이전에 받은 대출은 LTV가 90%대까지 올라갔다. LTV는 은행들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줄 때 적용하는 담보가치 대비 대출액 비율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이 LTV가 본격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전국적으로도 LTV 70% 이상의 고LTV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자칫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은행 건전성 악화는 물론 지방경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남지역 집값하락으로 고위험LTV 증가

22일 KB국민은행 아파트 시세에 따르면 조선업 불황이 깊어지면서 경남 지역의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거제시 고현동 e편한세상(84㎡)은 3년 전인 2015년 4월 시세가 3억1000만원이었지만 2018년 4월 기준 2억4000만원으로 조사됐다. 3년 전보다 집값이 22.58%나 떨어진 것이다. 당시에는 DTI.LTV 규제가 완화됐던 시기로 2015년 LTV 70%까지 대출을 받았다면 2억17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이를 현재 주택가격(2억4000만원)에 적용할 경우 LTV가 90.41%에 달하는 고위험 LTV가 된다. 은행권에서는 실제로 이런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근 지역도 마찬가지다. 김해시 율하동의 율하이편한세상(84㎡)은 2015년 4월 당시 집값이 3억2250만원이었는데 2018년 4월은 2억7250만원으로 3년 동안 15.50% 하락했다. 해당 아파트 역시 2015년 LTV 70%까지 대출을 받았다면 2억2575만원의 대출이 가능했다. 해당 대출금액은 현재 시세로 고위험 LTV인 82.84%에 해당한다.

■LTV 70% 이상 초과 고위험 주담대 전년대비 증가

전국적으로도 고위험 LTV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TV 70%를 초과한 주택담보대출은 3.5%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금액으로 보면 14조9000억원이었다. LTV 60%를 초과한 대출은 139조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문제는 지방 집값 하락이 지속될 경우 고위험 LTV 비중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현재 조선업이나 자동차산업 등 전국 각지에서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는 산업들이 흔들리고 있어 지방 집값은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향후 지방 집값 하락이 지속될 경우 거래절벽으로 아예 시장이 얼어붙을 수도 있으며, 자칫 경매로 넘어간다면 낙찰가율이 70~80%임을 감안할 때 대출금액보다 집값이 낮은 경우가 속출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결국 지역경제에 치명적 부메랑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가 재빨리 DTI.LTV 규제를 강화했지만 일부 지방의 경우에는 다소 늦은 감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은행 건전성에 대한 대책 마련은 물론 지방 지역경제 전반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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