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조현민 '물컵 갑질' 촉발… 관세청 '한진家' 압수수색까지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 MBC 방송영상 사진 캡처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한진그룹 총수 일가 관세포탈 의혹과 관련, 관세청이 21일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이들 일가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관세청 정식 조사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조현민 전무의 '상습 갑질' 의혹 제기에서 비롯됐다. 지난 12일 조양호 회장 막내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대한항공 광고 담당사인 L업체와 회의를 진행하던 도중 해당 기업 직원을 향해 물잔을 던진 사실이 불거지면서 부터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한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서다. 집행유예 기간에 경영에 복귀한 조 사장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 다시 오너 일가 갑질 논란이 일게된 것이다.

조 전무는 회의에 참석한 광고회사 팀장급 직원이 본인 질문에 제때 답변을 못하자 물 컵을 바닥에 내던졌다. 담당 직원 방향으로 컵을 던져 물이 튀었고 분이 풀리지 않자 해당 팀장을 회의실에서 쫓아냈다.

L사는 80초간의 세계일주 등 대한항공 주요 광고를 기획한 국내 광고회사다. 조 전무는 회의 참석 직원에게 영국편 광고 캠페인과 관련해 영국 취항지를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는 몇 년 전에도 L업체와 회의 과정에서 격노와 함께 음료수 잔을 던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칼호텔로 복귀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2014년 12월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비행기를 되돌린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후 14일에는 모 언론매체가 '조현민, 대한항공 직원에게 욕설 음성파일 공개'라는 제목을 통해 조 전무로 추정되는 여성의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이 여성은 내부 간부 직원으로 추정되는 상대방에게 "에이○○, 찍어준 건 뭐야 그러면? 누가 몰라 여기 사람 없는 거? 어우 열받아 진짜. 누가 모르냐고 사람 없는 거?", "너 뭐야. 미리 나한테 보고를 했어야지. 그런데 뭐! 뭐! 어우 짜증나 진짜 정말"이라고 말하며 일방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쏘아붙인다.

이밖에도 조 전무가 내부 생일준비위원회 구성을 지시하고, 아버지뻘 대행사 임원에게 무릎꿇고 사과를 하라고 했다는 등 갑질 의혹과 제보가 잇따랐다.

16일에는 대한항공 내부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각종 추가 폭로가 쏟아졌다.

직장인 앱인 블라인드에는 "대한항공, 기자님들께 조언 드립니다"는 제목으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이어졌다.

외주 광고대행사 직원에 대한 폭언을 일삼은 조 전무 사건이 보도되자 그동안 갑질을 겪었던 내부 직원들이 폭로에 가세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한항공이 '대한과 태극기'를 쓰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청원 마저 올라오기 까지 했다.

이같은 의혹들은 모두 불·편법 소지가 있어 사법기관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할 내용이지만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조현민 전무에 이어 부모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갑질 의혹도 제기됐다.

17일에는 모 언론 매체를 통해 2011년 당시 이명희 이사장의 수행기사였던 A씨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운전기사 A씨와 집사 B씨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폭로 중에는 총수 일가가 해외에서 쇼핑한 뒤 대한항공 지점을 통해 무관세로 물품들을 들여왔다는 의혹 제기도 있었다. 대한항공 직원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총수 일가가)해외에서 다양한 쇼핑을 즐긴 뒤 해당 지역 대한항공 지점에 쇼핑한 물건을 ‘던지고’ 이후 쇼핑 품목은 관세 부과 없이 서울 평창동 자택까지 안전하게 배달된다”며 “(종류도) 명품 가방부터 가구, 식재료까지 매우 다양하다”고 썼다.

이같은 폭로가 이뤄지면서 관세청에 비상이 걸렸다. 관세청은 관세 포탈 의혹과 관련, 책임 문제 때문에 자유로울 순 없다. 워낙 구체적인 제보 내용으로 조사에 적극 임하게 됐다.

특히 세관 검사보다는 보안 검색이 주로 이뤄지며, 다수의 직원 동원시 한 번에 많은 물품도 들여올 수도 있는 ‘공항 상주직원 통로’가 지목받으면서 조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결국 관세청이 21일 조현아·조원태·조현민 3남매 자택 및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정식 조사에 착수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게 됐다. 대한항공의 10년치 수입통관자료 및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5년 간 해외 신용카드 내역 등 사실 관계 확인 작업 돌입에 이은 절차를 수행한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총수 일가에 대한 소환 조사 시기를 아직 특정하기 어렵다.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과 압수 수색를 통해 만들어진 압수목록 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구체적으로 탈루 여부 확인 작업을 할 계획이다.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pcs4200@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