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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안동의 이야기할머니 경쟁률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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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의 한 빌딩에 백발이 성성하신 할머니들이 한복까지 곱게 차려입고 몰려들었다.

면접진행요원이 접수대에서 접수 시작을 알리자, 흩어져서 대기하고 계셨던 할머니들이 접수대를 향해 한 줄로 줄을 맞춰서 섰다.

세계일보

이야기 할머니 선발 시험에 지원한 할머니들이 면접을 보고 있는 모습. 안동 국학진흥원 제공


한 시간에 63명의 할머니가 3인 1조를 이뤄 면접을 보다 보니 접수를 위해 한 줄로 늘어선 줄이 꽤 길었다. 할머니들은 차례대로 신분증을 제시하고, 접수번호를 확인한 후에 면접 대기실에 입장했다.

이들은 바로 안동의 국학진흥원이 선발하는 ‘이야기 할머니’ 면접시험에 참석한 분들이었다.

약 20분씩 진행되는 면접시간 면접실에 순서대로 들어서는 할머니들을 면접관들이 웃으며 반겼다.

할머니들의 긴장을 풀기 위한 간단한 질문이 오간 후 본격적인 면접이 진행됐다. 그리고 서류합격자 발표 때 함께 공지되었던 3편의 이야기 중 하나를 1분 남짓 구술을 할 시간이 주어졌다. 집에서 원고 종이가 다 구겨지고 헤지도록 외우고, 핸드폰에 녹음하며 연습했건만 첫 문장 운을 떼자마자 턱 막혔다. 이를 안쓰럽게 여긴 면접관은 그다음 문장을 넌지시 알려주었고 할머니는 그제야 머릿속에 떠오른 이야기를 이어서 구술할 수 있었다.

과거 은행원으로 근무하는 강정수(57)씨는 “이제는 즐거운 봉사를 찾아봐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신문에서 이야기 할머니 공고를 보고 마감이 임박해서 접수했다”면서 “제 장점인 맑은 목소리와 평소 칭찬을 잘하는 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즐거움을 드러냈다.

이렇게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서울을 포함한 전국 6개 권역에서 열린 이야기 할머니 선발 시험은 모두 550명 선발에 1991명이 지원해 무려 3.62:1의 경쟁률 보였다.

지난 2월 7일부터 3월 16일까지 약 한달의 기간 동안 만 56세(1962년생)에서 만 70세(1948년생)까지의 여성 어르신을 대상으로 지원서를 접수받았다.

특히 서울 동남권 지역으로 묶인 강동구와 송파구는 2명을 선발하는데 54명이 지원해 27: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합격자는 오는 5월 3일(목) 이야기할머니사업단 누리집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최종 선발된 예비 이야기할머니들은 5월 중순부터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진행되는 2박3일 과정의 신규교육과 매월 1회 권역별로 진행되는 월례교육(6~11월, 총 6회) 등 연간 60여 시간의 교육을 모두 이수하면 수료를 할 수 있다.

수료를 한 후에야 2019년부터 기존에 활동하던 2400여 명의 1~9기 이야기할머니들과 함께 거주지 인근의 유아교육기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안동=전주식 기자 jsch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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