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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아사드, 프랑스 최고훈장 반납…"미국의 노예가 준 것 달기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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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보편가치 증진에 주는 명예훈장 '레지옹 도뇌르'

시라크 대통령이 2001년 시리아 민주화 바라며 최고등급 수여

연합뉴스

4월 19일(현지시간) 시리아 대통령실 페이스북에 게재된 사진. 시리아 외무부 관계자가 프랑스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수여했던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 훈장을 시리아에서 프랑스를 대리하는 루마니아 대사관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모습.[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미국의 노예"가 준 상은 받지 않겠다면서 프랑스가 수여한 훈장을 반납했다고 AFP, dpa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시리아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사드 대통령에게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는 미국의 노예 국가이자 추종자가 수여한 훈장을 다는 것은 전혀 영예가 아니다"라며 훈장 반납 사실을 밝혔다.

시리아 대통령실은 이번 결정은 프랑스가 지난 14일 미국, 영국과 함께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을 공습한 뒤 이뤄졌으며, 시리아에서 프랑스를 대리하는 다마스쿠스 주재 루마니아 대사관을 통해 훈장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 궁은 과거 아사드 대통령에게 수여한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 훈장 취소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리아 두마에서는 지난 7일 밤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으로 주민 40∼100명이 숨졌다고 현장 구호단체가 보고했으며,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이를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으로 보고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이 이번에 반납한 '레지옹 도뇌르'는 프랑스의 위상을 높이거나 인류 보편가치 증진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명예훈장으로, 그가 부친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직후인 2001년 받은 것이다.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은 당시 35세였던 아사드가 아버지대의 독재정치를 종식하고 민주적이고 온건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그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의 최고등급인 '그랑크루아'(Grand Croix·대십자) 훈장을 수여했다.

레지옹도뇌르는 매년 3천 명가량이 받으며, 이 중 400명가량이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이 훈장을 받으려면 프랑스의 명예를 높이거나 인권증진이나 언론의 자유 등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아야 한다.

레지옹도뇌르 서훈 취소는 프랑스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프랑스 정부는 종종 훈장을 받은 사람이 나중에 물의를 일으키거나 비도덕적인 일에 연루됐을 때 서훈을 취소하고 있다.

프랑스는 영화계에서 다수의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할리우드의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레지옹도뇌르 서훈을 최근 취소했다. 앞서 사이클 영웅이었다가 약물을 오랫동안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랜스 암스트롱의 서훈도 취소된 바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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