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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국가최고 자격증 '기능장'시험서 문제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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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인력공단 직원 85명 처분…시험관리 특정감사

"국가자격 공신력 저하"…특정 학원 강사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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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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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박정환 기자 = 국가기술자격의 최상위 등급 중 하나인 '기능장 시험'에서 특정학원에 문제가 사전 유출된 사실이 적발됐다. 시험 감독위원이 부적절하게 위촉되고 시험지를 회수하지 않는 등 국가자격 시험 운영관리에 총체적 문제점이 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업무를 한 관련 공단 직원 85명에게 징계 및 경고 등의 요구가 내려졌다.

19일 <뉴스1>이 입수한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지난달 '국가기술자격 시험관리 특정감사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기능장 시험 관리를 담당하는 공단 직원 A씨는 이미 선정된 문제를 임의로 교체했다. 시험문제 출제의뢰에서 보안 절차를 지키지 않고 상관 보고 없었다.

시험문제가 선정된 후에는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문제 선정이 끝났는데도 검토위원은 문제 검토 작업을 계속했고 자신의 학원에서 수강생들에게 강의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부서장은 A씨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시험문제를 교체한다는 것 등을 전혀 알지 못해 관리 업무 전반에 허술함을 드러냈다.

지역지사에서 시험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B씨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C씨를 기능장 실기시험에 감독위원으로 연속 위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의 '검정관리운영규정'에 따르면 기능장 실기시험은 한번 감독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을 연속해 위촉할 수 없다. 불가피할 경우에는 사유가 있어야 하며 그마저도 연속 위촉은 제한적으로 해야한다.

C씨는 사설 기능장 학원 원장으로 감독위원 위촉 결격사유에 해당했지만 공단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연속 위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지인인 D씨를 감독위원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D씨도 연속 위원으로 위촉됐다. 특히 자신의 학원 학생들을 기능장 시험에 접수하게 한 뒤 작품을 직접 채점하는 등 합격에 도움을 줬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감독위원 연속 위촉은 곳곳에서 포착돼 공단 차원에서 모니터링이나 통제 등의 역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24개 지부·지사의 지난해 '기능장 실기시험 문제지 회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일부 지사에서 문제지를 미회수한 사실이 적발됐고 공단은 특별히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결과 공단 담당 직원 및 부서장 4명에게는 면직·정직·견책 등 징계요구가, 감독위원 위촉담당자 및 팀장 81명에 대해서는 경고·주의 조치 의견이 내려졌다.

보고서는 "감독위원 연속 위촉 방지 및 시험문제지 관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시험문제 외부 유출 의혹 등으로 수사가 이루어지는 등 국가기술자격검정의 공신력을 저하했다"며 "합리적인 감독위원 위촉 기준을 마련하고 시험문제지 관리 업무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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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시험 모습(기사내용과 관계없음)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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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감사 실시는 지난해 9월 치러진 '제62회 전기기능장 시험'에서 벌어진 부정행위가 발단이 됐다. 당시 응시생 일부가 핸드폰을 이용해 외부조력자로부터 문제풀이 자료를 전달받았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공단은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다.

기능장은 국가기술자격의 최상위 등급 중 하나로 총 27종류가 있으며 연 1~2회 자격시험을 실시한다. 특히 전기기능장은 전기 숙련기능 최상 등급 자격으로 취업 보증수표나 다름 없어 인기가 높기에 조직적인 부정행위 의혹에 대해 당국이 즉각 조사에 들어갔다.

감사는 지난해 9월26일부터 올해 3월23일까지 공단 본부와 24개 지부·지사(자격시험팀) 등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Δ감독위원 자격요건 Δ위촉절차 Δ시험위원 선정 적정성 Δ업무 프로세스별 부정행위 발생 가능성 등 이번 사건 원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국가기술자격 시험관리를 두루 점검했다.
k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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