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오락실 '고인 물'? 3040 반격 시작되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년 향수 부르는 고전 게임 인기

'철권' '스트리트…' 등 게임 대회도

고인 물이라고 다 썩는 건 아니다.

이는 인터넷방송국 아프리카TV가 최근 개최한 '고인 물 게임대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오락실을 주름잡은 '스트리트파이터' '철권' 등의 게임 실력을 겨루는 대회인데, 서울 노량진 정인오락실부터 전북 정읍터미널 게임랜드에 이르기까지 20여 년간 연마해온 고수들의 손가락 관절은 과연 유연했다. "애 분유값을 벌어 가겠다" 같은 출사표가 쏟아진 지난달 '스트리트파이터' 16강 진출자 평균연령은 37.6세. 우승자는 마흔 살이었다.

조선일보

‘고인 물 게임대전’ 스트리트파이터 결승전 장면. /아프리카TV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들은 '고인 물'이라 불린다. 한 게임에 오래 몰두하는 올드 팬들이 마치 '한 웅덩이에 고인 물' 같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특히 올해는 '스트리트파이터' 30주년 신작이 발매되고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 20주년을 맞는 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고전 게임이야말로 유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촉매"라며 "향후 '캐주얼 이스포츠(E-sports)'로도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인 물'의 재발견과 더불어 레트로(retro·복고) 게임 열기도 올라가고 있다. 오락실 게임기를 구입해 집에서 즐기는 마니아도 늘고, '레트로 게임 카페'도 인기다. 올해 10회를 맞는 게임쇼 '플레이엑스포'는 다음 달 고전 게임기 30대를 비치해 추억의 게임장을 마련한다. 관계자는 "100원, 200원 아껴가며 오락을 즐기던 시절의 아련함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고인 물'을 잡기 위해 시장도 움직인다.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가 1980년대를 주름잡은 가정용 게임기 '패미컴'을 개선한 '패미컴 미니'를 올해 추가 제작하기로 했고, 세가(Sega) 역시 16비트 게임기 '메가 드라이브' 축소판을 내놓는다.



[정상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