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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한국GM, 법정관리행 코앞..'릴레이 교섭'으로 극적 타결 기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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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최대 4차례 만남..20일 전까지 협상 속도

靑 메시지에 노사 양측 모두 한발씩 양보 움직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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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피용익 기자] 법정관리행을 코앞에 둔 한국GM 노사가 이틀 만에 재개한 교섭에서도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잇따른 교섭 일정에서 노조와 사측 모두 한발씩 양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국으로 치닫기 직전 극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사 “밤샘교섭도 불사..파국 막는다”

18일 한국GM 노사는 제9차 임단협 교섭을 재개하고, 3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노조측 핵심 쟁점인 군산공장 고용문제에 대한 별도 제시안을 끌어냈다.

구체적으로 사측은 군산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1회 추가로 실시하고 부평·창원 등 다른 공장의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환 배치에서 제외된 직원에 대해선 생산능력이 정상화되는 2022년까지 5년 이상 무급휴직을 시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앞서 지난 16일 열린 8차 교섭에서 노조가 기존의 ‘군산공장 폐쇄 철회’ 주장을 한풀 꺾고 ‘군산공장 고용보장(전환배치)’ 쪽으로 선회한 데 따른 사측의 화답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사측은 신차 배정과 관련, 부평공장에서 2019년 말부터 트랙스 후속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생산을 개시하고 2021년 추가 SUV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노조에 전달했다. 창원공장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생산을 2022년부터 개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합의안 도출을 향해 기존보다 크게 한 발짝 나아간 것은 사실이나, ‘비용 양보’에 대한 입장 차이는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조가 주장한 고용 보장과 미래 발전 방법 제시 중 한 가지가 우선 해결된 만큼, 노조도 사측의 협상 카드를 받아들일 경우 극적인 잠정합의안 도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사측은 노조에 1000억원 규모의 복리후생비용 절감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에 먼저 합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달에만 당장 차입금을 빼고도 약 1조원의 돈이 필요한데, 오는 20일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본사 지원을 받지 못하면 자금난으로 부도 처리된다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군산공장 고용과 신차 배정 문제를 먼저 확정해 비용절감 자구안과 일괄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법정관리 데드라인’을 앞두고 16일과 18일에 이어 19일에도 릴레이 집중 교섭을 펼칠 예정이다. 노사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정한 법정관리 신청 시한인 오는 20일까지 임단협 잠정 합의에 도달해야만 한다. 기한 내 합의가 불발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관계자는 “노사는 법정관리라는 파국만큼은 피하자는 데 공감하고 20일까지 밤샘 교섭이라도 벌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사태 때도 靑 메시지가 결정적 역할

한국GM 노사가 법정정관리 데드라인을 코앞에 두고 극적인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는 청와대가 이데일리를 통해 구조조정 관련 ‘3대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이데일리에 “한국GM 사태와 관련해서 청와대는 이전에 발표한 3대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게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3대 원칙이란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 △장기적 지속 가능한 경영전략 마련을 뜻한다.

이 관계자는 특히 “노조도 무리한 요구를 유지하기보다는 어려움을 함께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노조의 양보를 촉구했다.

또 “노조 설득을 청와대가 나서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나,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설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노조 및 사측에서 한 발씩 양보해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있도록 청와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중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노조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청와대의 메시지는 노사 교섭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 매각에 반대하며 투쟁을 지속하던 지난달 말에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정부는 절대로 정치적 논리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고 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노조 분위기가 급변한 바 있다.

방한 중인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도 노사 교섭이 난항을 겪긴 하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엥글 사장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비공개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노사 교섭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다(optimistic)”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노조가 중요하게 내세웠던 군산공장 직원들의 고용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로, 상당히 진전된 안을 내놨다”며 “법정관리에 들어가지 않도록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잠정합의 도출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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