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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클릭 이 사건] 신입생 유치 실적 부진 교수.. 법원 "재임용 탈락은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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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교수(비정년 트랙)인 A씨는 2014년 3월 B대학에 예술치료학과 전임강사로 임용된 후 1년씩 계약기간을 연장해왔다.

A씨는 2016년 10월 재임용 신청을 위해 필수요건인 '교수업적평가서'를 제출했는데 대학 측으로부터 '봉사업적 미충족' 안내를 받았다.

당시 신입생 충원율이 70%에 불과했던 B대학은 계약직 교수가 해당 연도에 신입생이나 편입생을 추천하지 않을 경우 봉사업적 중 대학기여도 점수를 50점 감점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봉사업적의 재임용 기준점수는 60점으로, 사실상 신입생 및 편입생 추천 여부가 재임용을 좌우하는 점수였다. 같은해 A씨의 봉사업적 점수는 기존에 70점대를 기록했지만 신입생 미추천으로 20점대로 낮아져 결국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이에 A씨는 대학을 상대로 재임용거부처분에 대한 무효확인 및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대학의 재임용 심사규정은 교원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기 위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신입생 및 편입생 추천수와 같은 심사규정은 1년짜리 계약직 교수의 임무, 자질을 평가하는 잣대로 삼기에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학생교육과 지도, 학문연구를 주업으로 하는 강의전담 교수에게 신입생 및 편입생 추천은 재임용심사에서 가점항목으로 계산될 수 있으나 감정항목으로 하는 것은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B대학의 교수들 사이에서도 강의전담 교수들에게 과중한 업적 항목을 요구한다는 불만제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A씨가 한 고등학교를 찾아 입학설명회를 하는 등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했고 실제 졸업생이 B대학에 입학한 사정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B대학에서는 학과장이 학생들을 개별면담해 지원서를 받고 나머지 교수들은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입학홍보활동을 했기 때문에 A씨가 신입생 추천자 명단에서 빠질 수 밖에 없었다"며 "이런 결과로 A씨가 교원으로서 능력과 자질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B대학은 재임용거부처분으로 인해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240만원과 함께 A씨에 대한 재임용심사절차를 이행할 때까지 지난해 5월부터 매월 1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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