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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방화문만 있었어도"‥제천 화재 참사, 건물 구조·소방시설 문제가 피해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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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2차 조사 결과 발표...종합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놔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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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해 12월21일 발생해 29명이 죽고 37명이 다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불법 증축된 건물 8~9층에 방화문이 없는 등 건축 구조, 소방시설의 문제점 등이 원인이 돼 불이 쉽게 번지고 구조에 실패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 소방합동조사단은 18일 오전10시30분 제천시청에서 유가족 및 관계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재 원인 2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불이 난 스포츠센터 건물은 엘리베이터, EPS(전선 등이 수직 관통하는 통로), 파이트 덕트실 등이 층간 방화구획이 되지 않아 불꽃과 연기가 상층브로 확산되는 주 통로가 됐다. 1층 주계단은 방화문이 없어 1층 필로티 주차장 화재의 열과 연기를 막아 주지 못했다. 비상 계단 부분의 방화문에 묻닫힘 방지장치(말발굽)가 설치된 점, 1층 증축된 부분 및 8~9층의 불법 증ㆍ개축된 부분에도 방화문이 없었다. 내부 계단과 벽체가 목재로 시공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화재 확산을 막는 스프링클러 및 방화셔터, 배연창이 작동하지 않는 등 소방 설비 작동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1차 조사때와 동일하게 확인됐다.

이와 함께 소방 구조대의 굴절사다리차가 늦게 펼쳐진 것은 현장의 무분별한 주차와 운용담당자의 숙련도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헬기에서 나온 강한 바람이 불을 확산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충북 음성의 한 훈련장에서 실제 헬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특정한 조건하에서는 약하게 건물 내부로 공기가 유입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선 충북도가 소방업무 혁신기획단을 구성해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부족한 현장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현재 349명을 신규채용하고 있다. 향후 2022년까지 956명을 추가적으로 보강한다. 출동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해 초기 출동체계부터 화재보다 우세한 소방력을 집중투입하는 총력 출동 시스템으로 개편했다. 일사 분란한 상황관리와 현장지휘체계 구축을 위해 서로 다른 장소에 위치한 소방본부와 상황실을 하나의 청사로 통합하여 운영하기로 했다.

문제가 되었던 노후화된 아날로그 무전기 1072대를 금년내 전면 교체한다. 이원화된 무전통신장비 유지관리체계를 소방본부로 일원화하여 빈틈없은 통신 및 상황관리 체계를 완비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현장지휘관 직위공모제와 현장지휘 실질능력 평가제를 실시해 현장지휘 역량을 강화한다. 소형 다목적사다리차를 개발해 이미 2대를 충북도 내에 배치 완료했고, 2021년 까지 도내 전 소방서에 배치할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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