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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똑.다]마법의 다이어트 가루…가르시니아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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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한달 복용결과 3㎏ 체증 증가
식약처 재평가 결과보고서 체중감량 효과 입증

녹차 추출물 카데킨, 체중감량 효과 연구 결과 엇갈려
부작용 보고 총 661건…임산부·아동 복용 피해야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체중이 야금야금 불어나던 시절 '귀차니즘(만사가 귀찮아서 게으름 피우는 현상)'이 일상화된 적이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쟁여놓은 건강보조식품(건강기능식품)조차 챙겨 먹는 게 귀찮았을 정도다. 유통기한이 몇 달 남지 않은 다이어트 보조식품은 친언니 몫이 됐다. 한 달 후 "5㎏을 감량했다"며 해당 제품을 다시 구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 마침 페이스북에선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과 녹차 추출물인 '카테킨'으로 만든 다이어트 보조식품을 복용하고 어마 무시하게 체중을 감량했다는 후기의 광고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다시 주문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 달간 3㎏이 쪘다. 식전에 한 알, 식후에 한 알을 먹었더니 밥을 먹고 돌아서자마자 허기가 졌다.
배변 활동도 탁월했다. 그녀의 추천으로 다이어트 건기식에 입문한 한 친구는 변비 때문에 해당 제품을 1년 넘게 장복할 정도다. 수시로 배가 고프니 자주 음식을 먹었다. 하루에도 두세 번씩 화장실로 직행했다. 섭취한 음식이 배변으로 배출됐다고 여기고 더욱 안심하고 먹은 결과였다.

최근 수년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다이어트 보조식품의 주원료인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는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과일이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에서 추출한 'HCA'라는 성분은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에서 지방을 합성하는 생체 내의 효소 활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고 인체에서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입증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2월 펴낸 '건강기능식품 재평가 결과보고서'를 보면 가르시니아 효과가 없다고 보고된 인체적용시험에서조차 체지방 무게와 체지방률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중성지방 농도가 떨어지는 효과는 확인됐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과 함께 먹는 카테킨 성분은 녹차에서 뽑아냈다. 녹차의 떫은 맛을 내는 성분이다. 기존의 연구에선 카테킨은 체내 발열 반응을 촉진해 체중을 조절하거나 지방세포 분화를 억제해 체중을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잇따랐다. 식후 섭취할 경우 콜레스테롤 농도를 감소시키고 항산화 효과가 입증된 논문도 있다. 체중 감소나 콜레스테롤 농도 저하, 항산화 효과가 전혀 없다는 임상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카테킨을 섭취한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안전성. 식약처에 따르면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의 경우 현재까지 독성시험 정보에서 체중감소와 지질감소 등의 효과 외에 간독성에 대한 증거는 없다. 다만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가르시니아 관련 국내 부작용 신고는 661건으로 설사, 복통, 메스꺼움 등 위장 질환이 가장 많았다. 식약처는 이 같은 부작용 사례와 지금까지 가르시니아에 대한 독성실험은 12주(90일)까지 짧은 기간의 안전성만 입증된 만큼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영국, 미국 등의 사례를 토대로 임산부나 수유부, 어린이는 섭취를 피하라는 주의사항 문구를 추가했다.

카테킨은 다수의 인체 대상 실험에서 간독성 이상 사례가 보고됐다. 식약처는 간독성을 유발하는 카테킨 중 EGCG라는 성분이 현대 카테킨 일일 섭취량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167~677㎎에 달하는 만큼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을 용법대로 섭취하면 간손상 위험성이 있는 고용량 EGCG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60㎏ 성인을 기준으로 EGCG 일일 섭취 상한량을 300㎎로 권고하고, 임산부와 아동의 섭취를 피하라는 내용을 주의사항에 담기로 했다. 또 간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전문가와 상의하라고 제시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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