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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산신약 ‘올리타 개발중단 쇼크’…신약개발 ‘옥석가리기’ 가속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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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폐암신약 올리타 임상 중단 결정

-올리타, 국산 신약 26호로 조건부허가 받아

-지난 해 식약처 조건부 허가 품목 4건 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한미약품 폐암 신약 ‘올리타’가 개발중단의 수순을 밟으면서 앞으로 국산 신약에 대한 허가 기준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산 신약이 잇따라 허가를 받으며 신약개발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에서 자칫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생명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의약품에 대한 허가 기준이 보다 촘촘해져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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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올리타’ 임상 중단 결정 =지난 12일 한미약품은 식약처에 올리타의 제품 개발 및 판매를 중단한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에 식약처는 곧바로 올리타의 임상 3상 진행을 중단하고 올리타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보호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측은 “올리타의 임상 중단은 안전성 문제가 아닌 해외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 해지, 동일 효능의 다른 의약품이 국내ㆍ외 시판에 따른 임상시험 진행 어려움 등이 이유”라고 밝혔다.

올리타는 지난 2016년 5월 국산 신약 26호로 식약처 승인을 획득했다. 다만 올리타는 시판 후 임상 3상을 실시하는 조건으로 2상 임상시험 자료로만 허가를 받았다. 기존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폐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신약인 만큼 대안이 없던 환자들에게 보다 빨리 약물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한미와 올리타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리타의 권리를 반환한다고 알려왔다. 또 최근에는 중국 파트너사인 자이랩도 올리타의 권리를 반환한다며 올리타 개발에서 손을 뗐다. 이에 올리타의 글로벌 임상 3상 진행은 계속 지체됐다. 그 사이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시장에 먼저 출시됐고 현재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환자에게 투약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 모든 사유를 감내하고 올리타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혁신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것으로 판단돼 한미약품은 현재 진행중인 다른 혁신 신약 후보물질 20여개 개발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건부 허가 의약품 ‘감소’ 추세 =올리타의 임상 중단 소식에 업계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국내사 중 연구개발에 있어 가장 앞서있는 한미의 임상 실패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리타는 임상 2상을 통해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조건부 허가 신약이었다.

조건부 허가는 3상 임상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생명을 위협하거나 다른 치료법이 없어 도입이 시급한 의약품을 식약처장의 판단하에 임상 2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면 시판 허가를 해주는 제도다. 환자는 치료 기회가 확대되고 제약사 입장에서는 제품을 시장에 보다 빨리 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올리타 임상 중단으로 업계에선 앞으로 조건부 허가 기준이 까다로워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허가를 위해 임상 3상까지 진행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데 이런 점에 있어 조건부 허가는 제약사에겐 큰 도움이 되는 제도”라며 “하지만 이번 올리타 쇼크로 인해 조건부 허가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질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 식약처의 임상 3상 조건부 허가 의약품 수는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 2014년 11건, 2015년 12건까지 늘어났던 조건부 허가 품목 수는 2016년 8건으로 줄었고 지난 해 또 다시 4건으로 급격히 줄고 있다. 전년에 비해선 2분의 1, 2015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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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허가보단 ‘촘촘한’ 검증 필요 =다만 올리타 임상 중단으로 당장 식약처의 신약 허가 기준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 2상만 완료했다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불완전한 의약품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식약처는 시판 조건을 충분히 갖쳤지만 현실적으로 임상 3상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해 조건부 허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조건부 허가를 받는 의약품은 대부분 항암제와 같은 중증질환 치료제가 대부분이다. 임상 3상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에 비해 환자 모집이 쉽지 않다. 개발이 되었더라도 임상을 모두 완료하고 출시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하루가 급한 말기 암환자 등에게 피가 말리는 시간이다. 말기 환자들에게는 조건부 허가와 같은 신속 심사제도가 반드시 필요했던 제도였다.

그럼에도 앞으로 신약 심사는 보다 까다로워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올리타처럼 갑자기 개발이 중단될 경우 이미 약을 복용하고 있던 환자들이 겪을 안전성 우려 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신약이 많이 늘어나 하루 빨리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다만 생명을 다루는 항암제 등은 허가 전에는 꼼꼼하게 살펴보고 허가 이후에도 안전성 등을 지속 점검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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