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5 (수)

[비하인드 뉴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전략적 고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JTBC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비하인드 뉴스, 박성태 기자, 첫 번째 키워드를 열죠.



[기자]

네, 첫 번째 키워드는 < 전략적 고백 > 입니다.

[앵커]

누구의 고백입니까?

[기자]

자유한국당의 고백인데요.

오늘(16일)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 처음 보는 배경막이 등장했습니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로 돼 있는데요.

밑에 팻말을 보면 김기식 금감원장의 사퇴, 또 전 민주 당원이 개입된 댓글공작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 '절대 권력은 부패한다'라고 했습니다.

즉, 민주당의 부패를 지적하고 이는 대통령제, '현 제도 자체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래서 총리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나눠주는 개헌을 해야된다'라는 주장까지 한 셈입니다.

그러면서 더 눈에 띈 것은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 전 여당이, 자신이 여당일 때 부패때문에 망했다고 공식적인 고백을 한 것입니다.

[앵커]

저것을 저렇게 써가지고 뒤에 걸어놓았습니까?

[기자]

네, 저 회의실은 새로 개선을 해서 오늘 처음 열었는데 크게 붙여놓았습니다.

[앵커]

홍준표 대표는 원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 '정치적인 보복이다' 이렇게 주장을 해 오지 않았나요?

[기자]

홍 대표의 인식과는 결이 약간 다른 셈인데요.

[앵커]

'부패해서 망했다'는 얘기가 아니었잖아요, 그때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국정 운영을 잘못했다'라고 했지만 '부패'라는 표현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 문구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당 관계자가 전하기를 '무미건조한 문구로는 안 된다'면서 그래서 '우리도 망했다'라는 문구를 넣어달라고 김성태 원내대표가 냈다고 합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전에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사실 박근혜 정부와는 거리가 있고, 또 지방선거 이후에 자유한국당의 지도부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관심도 많은데, 여기에 대해서 기존의 책임있는 사람들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자유한국당의 배경막은 간혹 정확한 표현을 하고는 하는데요.

2016년 총선 한 달여 전인 당시의 배경막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정신 차리자, 한순간 훅 간다', 이게 2016년 3월 배경막인데요.

당시에는 총선 공천을 두고 친박과 비박간에 갈등이 컸었는데 정확히 한 달 뒤에, 한 달여 뒤에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배경막의 예언이 맞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하여간 배경막을 너무 뻔한 얘기로 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면 금방 와닿기는 하겠죠, 본인들한테도. 두 번째 키워드는요?

[기자]

두 번째 키워드는 < 그녀의 목소리 > 로 잡았습니다.

[앵커]

이건 뭐 조 전무 목소리입니까?

[기자]

네, 일단 수백 만명이 들었지만 다시 한 번 일단 듣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추정 (출처 : 오마이뉴스) : 뭐? 너네 장난하냐? 사람갖고 장난쳐? 난 미치겠어 진짜. 어우 열받아 진짜.]

[앵커]

시청자 여러분께서 혹시 또 스트레스를 받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무실에서 이렇게 소리를 지를 수 있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좀 어렵습니다, 그렇죠?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이게 '누구 목소리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면서요?

[기자]

대한항공 측에서는 조 전무의 목소리인지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그래서 저 녹음파일을 제공했던 제보자가 오마이뉴스 측에 본인의 사원증을 캡처해서 올리면서 '맞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도 여전히 의구심이 있습니다.

의구심의 근거는 지적하신 대로 사무실에서 과연 '저런 톤, 저런 어휘, 저런 데시벨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는 일반적인 상식에서 나오는 의구심입니다.

그래서 뭐 사무실이 아니라 무슨 종교시설이나, 일부 사이비 종교시설이나 무슨 연극 연습을 하는 자리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요.

한 익명 게시판에 내부 직원이 친절하게 기자들에게 취재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내부 현직 직원들의 고발은 좀 어려우니 전직 임원들을 접촉해 봐라', 이렇게 해서 실제 전직을 제가 접촉을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저 목소리의 주인공이 조현민 전무가 맞다', 상당히 가깝게 있었던 전직 임원입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갑질논란'에 대해서 물어보니까 자세한 내용은 어쨌든 말하기 그렇다라고 얘기했고요.

또 다른 전직 관계자는 '조 전무의 목소리가 맞다'라고 확인을 해 줬고 소리를 들어보니 '내가 있을 때보다 증세가 심해진 듯 하다'라고 당시에 대한 평가도 했습니다.

[앵커]

'증세'라고 표현하는군요.

[기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부 직원들의 주장입니다.

[앵커]

아무튼 복수의 관계자들이 직접 박 기자가 통화해 본 사람들이 '이 목소리가 맞다', 이렇게 확인을 해 주고 있는 상황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전무는 이전에 언니인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 논란 때 '복수하겠다', 문자를 보내서 논란이 됐던 적이 있었는데요.

[앵커]

그랬죠.

[기자]

앞서 이제 녹음파일을 제보했던 사람은 '우리에게도 가족이 있다',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제가 접촉한 한 현직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실 저런 일들이 회사에서 비일비재한 것을 부끄러워서 가족에게 숨겨왔는데 '저런 소리 들으며 회사 다닌 것을 이제 가족들이 알게 된 것이 가장 가슴이 아프다'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렇죠.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세 번째 키워드를 볼까요?

[기자]

세 번째 키워드는 < 친구의 '설전' > 으로 잡았습니다.

[앵커]

이건 누구 얘기입니까?

[기자]

오늘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수수혐의로 최경환 전 부총리의 공판이 있었는데요.

증인으로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나왔습니다.

최경환 전 부총리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과 가까운 사이였다'라고 한 때 진술한 바있는데 오늘의 설전 내용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앵커]

두 사람이 싸웠나요?

[기자]

거의 말싸움 수준이었었는데요.

최경환 의원이 '이병기 원장이 국가의 예산을 잘 모르셔서 검찰 의도에 자꾸 이용 당하는 진술을 하셔서 답답하다'라고 진술을 했습니다.

그러자 이병기 전 원장이 발끈해서 '제가 뭐 어리석은 놈도 아니고 검찰 유도에 말려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약간의 공방이 오가자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최 의원이 본인에게 전화를 두 번 했다는데 성완종 때도 검찰조사 안 받게 해 달라고 전화하지 않았냐'라고 얘기를 하자 최경환 의원이 '그런 적이 없습니다'라고 단언을 했고요.

그러자 '무슨, 무슨 선배 공천을 못 받았을 때도 전화를 했다'라고 하자 '그때는 비서실장 때 아닙니까'라고 바로 최경환 의원이 반박을 했습니다.

이런 설전 간에 당시의 국정원장 또 친박핵심 의원 간의 치부들이 모두 드러났습니다.

저렇게 싸우다 보니 검찰에서는 나중에 '증인 물 한잔 드시죠'라고 좀 말린 뒤에 진술을 이어갔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박성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박성태 기자

JTBC, JTBC Content Hub Co., Ltd.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