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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선관위 ‘위법’ 결정으로 결국 물러난 김기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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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승용차를 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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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6일 청와대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의혹 관련 질의에 대해 위법 사항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말 민주당 전·현직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연구소에 정치자금 5천만원을 기부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게 중앙선관위 판단이다. 김기식 원장은 선관위 결정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위법 사실이 있다면 김 원장을 사퇴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선관위는 김 원장의 5천만원 기부행위에 대해 “종전의 범위를 벗어나 특별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제공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113조 위반”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미 기부금 제공 당시 김 원장의 질의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답했지만 김 원장은 기부를 강행한 바 있다. 김 원장은 특히 의원 임기를 마치고 이 연구소 소장으로 자리를 옮겨 수천만원의 급여를 받아간 것으로 나타나 정치자금을 전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받았다. 선관위는 또 김 의원이 피감기관 돈으로 국외출장을 간 것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출장의 업무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중앙선관위의 위법 결정으로 김기식 원장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현 정부의 고위 공직자 인선 과정의 문제점은 그대로 노출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김 원장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관련 사항들을 검증한 끝에 위법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관위는 사흘 정도 검토한 끝에 명백히 위법 사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인사 검증 체계를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애초에 김기식 금감원장 건이 선관위까지 갔어야 하는 사안인지도 의문이다. 중앙선관위의 적법성 여부 검토 이전에 이미 김 원장은 도덕성 면에서 국민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외유를 떠난 것만으로도 커다란 흠결이 됐다. 대표적 시민운동가 출신인 김 원장은 논란이 커지기 전에 스스로 거취를 결정했어야 했다.

문 대통령은 개혁 추진에 적합한 인물을 발탁하기 어렵고, 이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다는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 추진 주체의 도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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