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31 (금)

[아시아초대석]김원대 IR협의회장 "이제는 IR도 동영상 시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코스닥 상장사 등 중소기업들에게는 투자자와 연결시켜주는 중매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손쉽게 기업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온라인 동영상 IR(investor relations)을 보다 활성화시켜야죠."

김원대 한국IR협의회 회장은 지난 1월 취임했다. 그동안 그가 절실하게 느끼는 미션은 '알리는 것'이다. "중고차를 사고 팔려는 사람들은 이미 알려진 매매 시장을 찾아가면 된다. IR에 관한 내용들은 IR협의회 홈페이지에 많이 담겨있는데도 몰라서 못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다."
아시아경제

김원대 한국IR협의회 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별관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IR은 기업과 투자자 간의 효과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재무와 마케팅, 법규 준수 등을 통합하는 전략적 경영책무로 정의된다. IR협의회는 상장기업의 IR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IR 활동에 대한 주선, 권고, 지도 등을 한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공동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정보의 유통은 이제 온라인, 특히 동영상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IR협의회도 동영상 IR 제공에 주력하려 한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합동으로 400여개사, 개별로 50여개사가 IR 행사를 가졌다"면서 "이제는 직접 IR 현장에 오지 않더라도 동영상을 통해 어디서든 손쉽게 기업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자주 찾는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 링크를 걸어 동영상 IR 사이트로 넘어오게 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서도 제공한다. 동영상 IR이 활성화되면 대규모 IR 컨퍼런스에 투입돼야 하는 비용과 장소 등 제약조건들을 해소할 수 있다.

"오래 되고 큰 기업이라면 사실 문제가 별로 없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가만히 있어도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니까.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초창기 기업들은 IR 비용은 물론이고 전문인력도 충분치 않다. 막상 해도 큰 관심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기업들을 위해, IR협의회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중매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나가려 한다."

그의 지론은 상장사가 더 많은 정보와 기업가치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로 이른바 '국민주'로 거듭나는 등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황제'라는 이름이 걸맞으려면 그만큼 국민도 많아야 되지 않겠느냐. 몇몇 모아놓고 황제라고 하면 곤란하다. 액면분할은 회사가 결정할 사항으로 강요할 수는 없지만 주가가 높은 '황제주'라면 이익의 공유를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IR을 '신뢰'의 관점에서 본다. 그래서 그는 "기업이 상장할 때는 자기 필요에 의해 IR을 하는데 상장을 하고 나서는 나 몰라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상장 이후에도 계속 해야 법인으로서 신뢰와 영속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공시를 성실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정량적 요인 뿐 아니라 정성적 요인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 회장은 "기업의 가치는 정성적, 감성적으로 평가되는 부분도 많다. 재무나 마케팅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 등까지 망라한 경영 책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예 상장기업 대신 '공개기업'이란 용어를 쓰자고 주장한다. "상장기업, 즉 리스티드 컴퍼니(listed company)보다는 공개기업이라는 의미가 더 적절해 보인다. 쉽게 말해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기업의 자금 조달처를 확대하자고 해서 상장을 하는 것 아니겠나. 많은 투자자들에게 주식이 분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광범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코스닥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코스닥 종목 보고서를 확대하는데 IR협의회가 적극 나서고 있다. 코스피 상장 기업들에 비해 코스닥 상장사들에 대한 분석보고서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6년의 경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보고서가 코스피 1만3000여건, 코스닥 4600여건이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정보가 절실하다.

기술신용평가 기관(TCB)을 통한 코스닥 분석 보고서를 생산하는데 IR협의회가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600개가량의 코스닥 종목 보고서를 새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투자 목적을 달성하려면 정보가 결정적"이라며 "큰 기업들은 증권사 보고서 뿐 아니라 언론을 통한 조명도 많이 받는데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어려움이 많다. 그런 부분의 정보를 확충하자는 차원에서 금융위와 함께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기술신용평가 기관들은 이름 그대로 기술력을 평가하는데 전문성을 갖고 있다. 해당 기업의 기술력과 전문인력, 생산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다.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코스닥 기업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가능할 수 있다. 또 이 보고서를 토대로 증권사들이 분석 보고서를 추가로 낼 여지도 생긴다. 이른바 '깜깜이 투자'를 막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경제

김원대 한국IR협의회 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별관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원장은 한국거래소 재직 당시 파생상품 분야에 오래 몸담았다. 코스닥 활성화 역시 파생의 역할이 클 것으로 봤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본다. (코스피와 코스닥 우량 종목들을 섞은) KRX300 지수의 파생상품들이 최근 상장됐는데 기관들의 헷징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당국이 차익 거래에 대한 거래세를 면제토록 한 조치도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여러 장치들이 마련됐거나 추진 중이어서 퀀텀점프(대약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IR협의회는 1999년 창립됐다. 2013년부터 기업설명회를 실시간 중계방송해 왔으며 상장법인의 IR 모범규준을 제정하기도 했다. 2016년 말에는 IR 표준서식도 개발했다.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의 기업공개(IPO) IR을 지원하며,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의 CEO 인터뷰도 진행한다. 그런가하면 IR 업무 초임자를 위한 입문 과정과 전문가 인증 과정 등 교육 사업도 하고 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