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박수칠 일 아니지만…삼성證 보상에 주목한 금융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반준환 기자] ["삼성증권 피해보상 신속하고 광범위" 긍정 평가…기업가치 훼손 등 2차 피해, 해결은 숙제]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이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피해수습 과정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삼성증권이 내놓은 보상안에 대해서는 "박수받을 일은 아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한 조치를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앞으로 금융분쟁의 조정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권 "삼성증권, 피해보상 신속하고 광범위" 긍정 평가= 12일 한 시중은행 임원은 "삼성증권 사태발생 원인과 과정은 물론 피해보상과 투자자들의 평가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는 중"이라며 "이번 과정을 소비자 민원 대응 매뉴얼과 직원교육에 반영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고는 금융사의 업무착오와 도덕적 해이, 고객 자산가치 손실이 복합적으로 이뤄진 드문 사례"라며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많지만 일단 소비자 구제에 있어서는 가장 진일보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전날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유령주식 매도문제가 터지기 직전인 오전 9시35분 이전에 보유했다가 그날 장 마감 전까지 매도한 모든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피해 보상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당일 최고가였던 3만9800원과 실제 매도가격의 차이만큼 보상하고 수수료, 세금 등 추가비용도 전액 보전할 방침이다.

금융권은 일반적으로 사고가 나면 피해자 구제보다는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한다는 것이 고객들의 불만이었다. A증권은 지난해 1월 전산사고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지속적인 오류를 일으켰고, 적기에 주식을 매도•매수하지 못해 손해를 입은 피해자가 속출했다. 피해자 보상은 이뤄졌지만 보상안을 공지하지는 않았고, 고객센터 등으로 직접 연락한 소비자들만 대응해 논란이 있었다.

◇기업가치 훼손 등 2차 피해 해결은 숙제로 남아= 반면 삼성증권은 구성훈 대표가 직접 투자자를 만나 보상안을 협의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졌다. 특히 "소비자 중심 보상안이 마련됐고 대응도 신속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삼성 측이 이번 사건을 소송으로 몰고 갔다면 보상규모를 다소 축소할 수 있었다고 본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이 사건을 소송으로 끌고 갔으면 피해자들이 법정에서 돈과 시간을 써야 했다"며 "모든 피해자 구제를 약속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만 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시장에 미친 여파가 워낙 컸고, 기업가치 훼손에 따른 투자자들의 2차 피해에 대해 이렇다 할 방안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삼성증권의 경우 금융권 사고 및 분쟁조정 과정에서 예전보다 유연하게 대응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주가하락과 영업차질로 인한 주주가치 하락도 광범위하게 검토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대한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반준환 기자 abcd@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