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자화자찬' 저커버그에 반박…"반응 늦었고 루머 확산도 못 막아"
미얀마의 시민사회단체들이 5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발언을 정면 비판하며 한 말이다.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페이스북이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저커버그가 지난해 벌어진 미얀마 내 로힝야족 인종청소 사태를 예로 들며 페이스북의 효율적인 시스템에 대해 자화자찬하자 미얀마 시민 운동가들이 곧바로 반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저커버그, '이용자 정보유출 파문'에 잘못 인정 |
저커버그는 지난 2일 인터넷 매체인 복스와 인터뷰에서 미얀마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해 폭력을 선동하고 이로 인해 로힝야족의 인종 대학살로 이끌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이 사건은 사람들이 상대에게 피해를 주려고 우리의 도구를 사용하려고 노력했던 명백한 예"라며 "그러나 그런 사건이 또 일어난다면 우리 시스템은 이를 감지하고 그런 메시지가 확산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얀마 시민사회단체 6곳은 5일 저커버그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페이스북의 시스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서한에서 "로힝야족 관련 위기가 고조되며 선동 메시지가 온라인에 확산됐지만 페이스북이 이에 반응하기까지는 나흘 이상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들의 일부는 페이스북과 함께 현지에서 위험한 콘텐츠를 찾아내는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페이스북의 시스템은 네트워크에서 불거지는 사회 문제 관련 위험을 다루기에는 전혀 조직적이지 않았다"며 "우리가 로힝야족 관련 선동 메시지를 확인하고 페이스북 팀에 이메일로 알려줬을 때는 이미 관련 메시지가 사흘가량 유포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유포된 메시지에는 이슬람교도들의 공격이 곧 있을 것이라며 불교도들을 선동하는 내용, 불교도들이 무슬림을 공격할 것이라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입구에 세워진 페이스북의 '좋아요' 로고 간판. [AP=연합뉴스] |
시민사회단체들은 "페이스북은 메시지의 유포를 막는 데 결국 실패했다"며 "메시지 유포가 중단되기는커녕 오히려 전례 없는 방식으로 확산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시지는 전국으로 퍼졌고 광범위한 공포를 심었으며 그 과정에서 적어도 3건 이상의 폭력사태가 빚어졌다"며 "버마어를 하는 페이스북 스태프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 해결에 장애가 됐다"고 덧붙였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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