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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기자의눈] 곪아 터진 왜곡된 性인식…미투 운동 계기 자정능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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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사회부 최중현 기자


아시아투데이 최중현 기자 = ‘미투(Me Too) 운동’이 각계로 뜨겁게 번지면서 우리 사회에 고착된 성(性)인식에 대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과거 남성 중심적인 성문화에다 성문제는 공개적으로 드러내서는 안된다는 인식 탓에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하더라도 피해자들은 입을 열 수 없었다. 또 주위에서 목격하더라도 묵인했으며 이로 인해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피해자에게 더 큰 고통이 돌아올 뿐이었다.

미투 운동은 이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한 여검사가 용기를 내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 다양한 통로를 이용하고 있다.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쓰나미처럼 사회를 휩쓸자 정부도 잘못된 성 인식을 뿌리뽑기 위해 나서고 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등 정부기관은 체감도가 높은 대책 마련 및 실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내놨다.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탁상행정식 대책은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예방과 강력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인 보호와 이를 위한 창구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무엇보다 먼저 사회 전반적인 성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미투 운동이 확산되자 남성과 여성 간에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부이긴 하지만 남성들은 직장 내 여성 동료에게 야한 농담을 던지며 ‘너도 미투 할거냐?’는 등 여전히 성희롱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성희롱·성추행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며 아예 여성과의 접촉을 피해버려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기도 하다.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시작했던 미투 운동이 삐뚤어진 형태로 나타난 셈이다.

모든 사회문제는 근본적으로 왜곡된 인식에서 비롯된다. 성폭력도 마찬가지다. 성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임을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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