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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549곳 '슈퍼주총데이'… 화두는 지배구조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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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전자를 필두로 549개 상장사가 주주총회를 열었다. 그야말로 ‘슈퍼주총데이’인 셈이다. 주요기업의 주총에서는 주로 지배구조 개편 등 경영 투명성 강화와 주주가치 중심 경영이 화두였다. 삼성전자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고 액면분할도 단행했다. KT와 한진 등 많은 기업들도 사외이사 등 지배구조 개편문제가 주목받았다. 이번 주총에서는 스튜어드십(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동지침) 코드가 대폭 강화되면서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대기업 및 금융기관 등 549개 회사의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이사회 구조개편과 사외이사 다양성 강화, 사장 선임절차 개선 등을 통한 투명성 강화에 주력했다.

세계일보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권 회장은 이번 총회를 끝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한다. 뉴시스


삼성전자의 주요안건은 이사회 구조개편과 주식 액면분할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한 결정이다.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 재무를 책임졌던 이상훈 전 삼성전자 사장이 맡았다.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사업부장이 된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은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4분기 실적 예고와 함께 발표한 액면분할도 처리됐다. 삼성전자는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50만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50대 1 비율로 쪼갠다. 이에 따라 액면가는 5000원에서 100원으로, 주식 총수도 5억주에서 250억주로 변경됐다. 신주권은 5월4일 상장된다.

KT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KT는 이날 참여정부 시절 인사인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과 김대유 전 경제정책수석을 신임 사외이사로 결정했다. 정치권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황창규 회장이 친정부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KT는 회장 최종 후보 선정주체를 CEO 추천위원회에서 이사회로 바꾸기로 했다. 회장 후보의 조건에 ‘기업 경영 경험’으로 제한해 명시했다. KT노조는 ‘황 회장이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신설했다’며 이를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롯데쇼핑과 롯데 제과는 신동빈 롯데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원안대로 가결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13일 열린 국정농단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롯데 관계자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며 “신 회장이 한·일 롯데 통합경영의 구심점이란 특수성과 경영안정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주주들이 적절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은 조양호 회장을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 대주주의 책임경영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진에어를 세계 1위의 LCC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효성의 주총은 30분도 안 돼 마무리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지주회사인 HDC(가칭)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가칭)로 조직을 나누고 지주회사 체제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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