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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여자는 나이순으로 짜르겠다”…미투지지 ‘2018분 릴레이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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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23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018년 성차별, 성폭력의 시대를 끝내기 위한 2018분(33시간 38분) 이어말하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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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집안에서 차별대우 받고 살았는데 일터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22일 오전 9시22분부터 ‘2018분 동안의 이어말하기’ 캠페인을 개최한 가운데 23일에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는 여성들의 발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125번째 발언자로 나선 한 중년 여성은 “2남5녀 가정에서 태어나 모든 것이 아들 위주로 움직이는 차별을 겪으며 자랐다”며 “사회로 나왔을 때도 똑같은 차별을 겪었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죽기 살기로 일을 했는데 어느 날 젊은 남성 과장이 회의 시간에 ‘여자를 나이 순서대로 짜르겠다’고 말했다”며 “내가 몇 번째 순번인지 따져보며 큰 비참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123번째로 발언대에 오른 한 여성은 “한 여성이 36년 전 성추행을 지금 폭로하는 것을 보고 그의 용기가 부러웠고,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이 됐다”며 “하지만 해당 폭로를 다룬 기사를 보니 댓글이 기간을 문제 삼는 욕 뿐이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오래전의 일이라도 피해를 입은 여성에겐 오랜 시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며 “미투 운동이 세상을 바꾸는데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발언을 지켜보던 10여명의 여성을 비롯해 주위에 있던 남성들도 박수로 지지의 뜻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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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8년 성차별, 성폭력의 시대를 끝내기 위한 2018분(33시간 38분) 이어말하기 대회에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문구가 게시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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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한 쪽엔 부대행사로 미투 운동과 관련해 각자의 이야기를 종이나 대자보 형식으로 써 붙이는 행사도 진행됐다. 한 게시물엔 국어학원의 남자 선생님이 “‘ㄱㄴㄷㄹㅁㅂㅇ’를 외우는 과정에서 ‘그녀다리만 보여’로 외우라고 했다”며 “‘요즘엔 이런 거에 예민하지? ’미투하면 죽여버린다‘”고 했다고 적혀 있는 등 일상에서 겪는 성추행, 성차별 등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이어말하기 행사 주최측 관계자는 “행사 종료까지 150~180여명의 발언이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말하기 행사는 오후 7시까지 진행되며 행사가 끝날 때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현장을 통해 자유발언을 신청할 수 있다. 행사가 종료된 후에는 '성차별·성폭력 끝장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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