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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사설] 7년 만의 赤字, 건보 재정 어떻게 할 건지 국민에게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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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연속 흑자(黑字) 행진을 이어가던 건보 재정은 올해 건보 자체 추계로 1조2000억원 적자(赤字)가 예상된다고 한다. 작년엔 정부 보조금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국민이 내는 건보료가 계속 늘고 있는데도 이렇다. 지난해 가구당 월 건보료가 10만원을 넘어섰고 총 보험료는 50조원을 돌파했다. 그래도 건보 재정 지출이 더 빨리 늘고 있기 때문에 적자가 나는 것이다. 지난해 건보 재정에서 지출한 의료비는 51조8000억원에 달했다.

앞으로 건보 재정 상황은 훨씬 더 나빠진다. MRI, 초음파 등 비급여 진료 항목에 건보를 적용하는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여기에 5년간 30조원이 든다고 했다. 그동안 모아놓은 건보 적립금 20조원을 깨서 쓰고 건보료를 매년 3.2%씩 올리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견해가 엇갈린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진행되는 고령화로 재정 상태가 훨씬 빨리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진료비 절반이 60세 이상에게 쓰였다. 앞으로 MRI, 초음파 비용이 저렴해지면 과잉 진료가 뻔해 그 역시 건보 재정을 압박하게 될 것이다. 건보 공단도 이를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건보 재정 파탄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다. 이 정부 임기 중에는 건보 적립금을 동원해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정부는 건보 적립금이 완전히 탕진된 상태에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건보 재정을 물려받아야 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대로 가면 차기 정부에서 건보 재정에 52조원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고 예측했다. 결국 국민이 내는 건보료를 더 올리거나 국민 세금을 돌려서 막는 수밖에 없다. 이 심각한 상황을 앞에 두고도 정부는 '의료비가 줄어든다'는 달콤한 말만 하고 건보료 인상과 세금 얘기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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