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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사설] 예술단 평양공연. 남북화해 디딤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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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상급 가수들이 내달 초 2차례에 걸쳐 평양에서 감동의 무대를 펼친다. 남북은 그제 판문점 실무접촉에서 남측 예술단이 4월 1~3일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공연을 갖기로 합의를 보았다. 이번 방북 예술단 음악감독을 맡은 작곡가 겸 가수 윤상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각각 양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회의에서 이룬 합의다. 이를 위한 사전점검단도 오늘 방북한다.

남측 가수의 평양공연은 2005년 조용필 콘서트가 마지막이고, 예술단 형태로는 2002년 KBS교향악단 연주와 MBC 특별공연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이번 평양공연은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현 단장이 이끈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서울 공연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스포츠와 문화행사를 매개로 삼아 본격 해빙 국면에 진입하는 모양새다.

이번 공연은 햇볕정책으로 남북관계가 비교적 원만하던 시절 진행된 앞서의 공연들과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한반도 긴장이 한껏 고조된 시점이라는 상황적 특수성을 고려하면 더욱 각별하기 마련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특사단이 왕래하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리도록 예정돼 있는 등 한반도 정세가 훈풍을 탄 것만은 틀림없지만 언제 어떤 돌발변수가 터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이라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예술단이 평양을 방문해 공연을 펼친다는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감동적인 무대를 통해 남북 간 화해 분위기 진작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북에 계신 동포 여러분께 한국에서와 똑같은 감동을 전하는 게 첫 번째 숙제”라는 윤 감독의 의지가 그대로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 비록 남북으로 갈라지긴 했지만 정서적으로는 하나의 공감대로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북측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외의 우려를 무릅쓰고 남북 화해 분위기를 밀어붙인 결과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통해 이런 분위기가 더욱 확산돼야 한다. 평양공연이 ‘우리는 하나’라는 명제를 확인하는 디딤돌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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