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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파킨슨 앓는 할머니도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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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이야기 책' 출간

조선일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뇌 기능 퇴행 질병을 앓는 노인이 늘고 있다. 책 읽기는 뇌 기능 저하 예방에 큰 효과가 있지만 평소 독서 습관이 없던 이들이 성인 책을 읽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어린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는 건 노인의 자존감에 상처를 준다.

인지 기능이 떨어진 노령층 대상 '어르신 이야기 책'(지성사·사진)이 출간됐다. 먼저 40종을 출간했다. 인지 상태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4단계로 나눴다. 긴 글(80쪽 이상), 중간 글(60~80쪽), 짧은 글(40~60쪽), 그림책이다. 조지훈·황순원·이호철·박완서·최일남·김주영 등 작가 15명의 작품에서 글을 가려 뽑고, 미술 치료 전문 화가의 그림을 덧붙였다.

활자 크기도 어린이 책 글자 이상으로 키워 안경 없이도 편안히 읽을 수 있다. 펼친 면의 한쪽에는 그림을 그려 기억 회복을 돕도록 했다. 내용은 주로 어린 시절 추억이나 가족과 행복하게 보냈던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문학 작품들이다. 자문을 맡은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어르신을 위한 책은 우리나라에선 처음이고 해외에서도 예를 찾기 어렵다"며 "책 읽기는 뇌를 깨우고 훈련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원중 지성사 대표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팔순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출간을 결심했다"며 "어르신들이 지난 시절을 회고하고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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