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결혼생활을 신선하게 만듭니다

[칼럼니스트 이정수]

이웃에게 내민 손이 결혼생활에 새로운 재미와 신선한 긴장감을 만들어 낼 겁니다. ⓒ이정수

이웃에게 내민 손이 결혼생활에 새로운 재미와 신선한 긴장감을 만들어 낼 겁니다. ⓒ이정수저는 보드게임 개발자입니다. 아직은 초보라서 늘 사부님께 배우며 성장하고 있죠. 그런데, 얼마 전 보드게임 회의를 하던 중 사부님에게 번쩍하는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보드게임은 한번 인기가 생기면 사라지는 일이 드물어 왜 그런지 알아? 사람과 직접 만나서 해야 하는 것이라서 그래. 어떤 사람과 만나냐에 따라 그 재미가 달라지거든."

그런 측면에서 야구나 축구 같은 스포츠도 인간이 존재하는 한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런 즐거움이 인간 사이의 화학작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서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희로애락이 삶에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죠. 결혼생활도 역시 그렇습니다.

우리 부부는 둘이 노는 것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저는 우리 아내와 노는 것이 누구와 노는 것보다 재미있고 거리낄 것이 없어서, 늘 제가 있는 모임에도 우리 아내와 함께일 때가 많습니다. 아내가 납득하는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도 납득이 되는 행동이라서 일종에 제 마음의 감시자 역할이 되기도 해서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둘 사이도 친구나 이웃들과 만나면 또 다른 즐거운 화학반응이 생깁니다. 이미 재미있는 결혼생활이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화학작용이 생겨서 더 재미있어진다는 것이죠. 사실 결혼생활을 아무리 재미있게 한다고 해도 둘이서는 한계가 있거든요. 다른 화학작용들이 필요해요.

주변의 이웃들과 친해져 보세요. 사실 요즘은 옆집에 누가 있는 줄도 잘 모르잖아요. 사람 간에 경계심이 너무 많으니까요. 갑자기 인사하는 이웃은 왠지 뭔가를 팔려는 것 같고,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먼저 말을 걸기도 힘이 들죠. 그리고 그렇게 용기를 내서 만났는데, 나와 성향이 안 맞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나와 다른 상황을 가진 이웃들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고, 부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부부간의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복잡한 상황들을 따지고 봐도 이웃과 친해진다는 것은 확실히 남는 장사입니다.

친해진 이웃 덕분에 그동안 육아 때문에 엄두도 못 냈던 부부끼리 둘만의 영화데이트를 할 수 있게 될 수도 있고, 퇴근시간은 아직인데, 아이의 임박한 하원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잘한다 못한다의 기준이 모호한 결혼생활에도 바로미터가 생길 수 있어요. 그러면서 부부생활의 해법을 찾기도 하죠. 이렇게 이웃은 삶에 약간의 긴장감을 넣어주기도 합니다. 너무 편한 것보다는 약간의 긴장감이 훨씬 더 행복을 느끼기에 좋은 상태입니다.

주변에 친해질 만한 이웃이 없다고 느끼면 어쩔 수 없지만, 혹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먼저 손 내밀어 보세요. 가능한 부부가 같이요. 용기를 내서 손을 내밀었는데, 안 잡을 수도 있어요. 괜찮아요. 그게 관계의 씨앗을 뿌린 겁니다. 싹이 날거에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좀 기다려 보세요. 물론 다 친해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세상 사람과 어떻게 다 친구가 되겠습니까? 사교성 좋은 저도 10쌍의 부부에 손을 내밀면 5쌍의 부부 정도만 잡더라고요. 보통은 이보다 확률이 떨어진다고 봐야겠지만, 이렇게 이웃에게 내민 손이 여러분의 결혼생활에 새로운 재미와 신선한 긴장감을 만들어 낼 겁니다. 그러니 해볼 만한 도전 아니겠어요? 용기내보세요. 신선해 질 겁니다.

*칼럼니스트 이정수는 '결혼은 진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가며 살고 있는 연예인이자 행복한 남편, 그리고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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