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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선택약정할인 위력…갤럭시S발 번호이동 경쟁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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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 시장이 조용하다. 삼성전자 갤럭시S9 판매가 본격화됐지만 우려됐던 과열경쟁은 찾기 어렵다. 선택약정할인율 확대에 갤럭시S 시리즈 최초로 자급제용 단말기로 출시, 보조금 경쟁이 아닌 요금경쟁으로 전환되는 시장 분위기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

20일 방송통신위원회,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9이 출시된 3월 9일 이후 일평균 번호이동 수치는 1만6000명 가량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2월 일평균 1만3000명에 비해 다소 늘어난 수치지만 갤럭시S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낮은 수치다. 통상 하루 2만5000명을 과열기준으로 삼는다.

특히, 2월의 경우 번호이동이 39.7만명이었는데 번호이동이 월 40만 이하로 떨어진 것은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됐던 2014년 10월에 한차례 있었고 그 전에는 10년도 더 지난 2005년 6월에 있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1월 이통3사에 50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데다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며 그야말로 시장이 얼어붙었던 시기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시장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지만 별다른 위법 상황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S8 출시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해 갤럭시S8이 출시됐을 때 주말에도 사업자들이 경쟁사 위법행위를 신고하는 등 항의가 계속 이어졌었지만 올해는 조용하다'며 '주말에도 번호이동 규모는 1만5000명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 시리즈는 대표적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다. 통상적으로 S시리즈 출시 이후 과열 경쟁양상이 나타나곤 했다. 지난해에도 갤럭시S8 출시 이후 보조금 과열경쟁이 벌어졌고 그 결과 올해 초 이통3사는 방통위로부터 총 50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선택약정할인율 확대가 지원금 중심의 경쟁틀을 바꿔놓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신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갤럭시S9을 구매해 선택약정할인으로 가입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요금할인이 보조금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자급용 단말기로 나오며 알뜰폰 가입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진 것도 한 몫 했다. 그동안 자급 단말기는 중저가용에만 국한된데다 이통사향 단말보다 출고가격이 10% 가량 비쌌다. 하지만 이제는 출고가격이 동일한데다 삼성전자 판매점이나 온라인쇼핑몰서 구매할 경우 약 10% 가량 가격을 할인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이통사 유통점서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통사 유통이 90%, 자급용 판매는 10% 가량인 것으로 추산됐다. LG전자까지 자급제용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에 합류할 경우 자급용 단말 판매 비중은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선택약정할인 25% 가입이 보조금을 받는 것보다 기본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자급용 단말기 출시, 요금인하 부담에 따른 이통사들의 자정노력 등이 겹치며 가입자 유치경쟁이 수그러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통사들이 다시 지원금 경쟁에 불을 붙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및 규제기관의 공통된 견해다. 일단 시장상황을 예측하기가 매우 불투명하다. 보편요금제 등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이 추진 중이고 이통사들도 요금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규제기관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하기 힘들다.

이통사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의 경우 지원금보다 할인금액이 더 큰데다 계속 가입자가 늘고 있어 충격도 누적되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에서 지원금 경쟁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보호국장도 '이통사들이 자제하는데다 선택약정할인 확대, 자급제 단말기 출시 등으로 이용자들의 단말기 구매 및 서비스 가입 형태가 실용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동통신 유통질서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이러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출고가격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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