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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서울 따릉이' 거리 풍경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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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4개월만에 가입자 62만 돌파… 하루 이용객도 1만1000명 넘어]

오후 9시~새벽 3시 이용 24%… 20~40대가 전체의 85% 차지

창원 '누비자'·안산 '페달로' 등 다른 지자체 공공자전거도 정착

서울 공공 자전거 '따릉이' 가입자가 62만명을 넘어섰다. 2015년 9월 첫선을 보인 지 2년 4개월 만이다. 공공 자전거는 시(市) 소유 자전거를 소액에 일정 시간 빌려 타는 것이다. 따릉이의 하루 이용자 수는 1만1300명,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출근할 때 버스 대신, 야근 후 택시 대신 따릉이를 타는 이가 늘면서 서울의 출퇴근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앞 따릉이 대여소는 출근 시간만 되면 자전거를 반납하려는 직장인들로 붐빈다. 상암·종로 등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집 근처에서 따릉이를 빌려 홍대입구역까지 온 뒤 지하철로 갈아탄다. 따릉이 분배팀 직원 차태림(28)씨는 "많게는 한 곳에 100대까지 몰린다. 따릉이를 다른 거치대로 옮기느라 출근 시간엔 눈코 뜰 새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

2008년 경남 창원의‘누비자’로 시작된 전국 지자체의 공공자전거가 갈수록 이용객이 늘고 있다.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사진)는 2015년 9월 첫선을 보인지 2년 4개월 만에 가입자 62만명을 넘어섰다. /서울시설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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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는 출퇴근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 이용 시간대를 분석해 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오후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퇴근 시간대 이후 야간 이용이 24%를 차지했다. 회식 후 종로에서 홍대까지 따릉이를 이용했다는 직장인 이모(28)씨는 "술을 마시고 밤에 택시가 안 잡히면 종종 따릉이를 이용한다"면서 "가까운 거리고 그 시간대에는 도로가 한산해서 위험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자전거 사고의 위험은 늘 있다. '따릉이 사고 보험 처리'는 2016년 21건, 2017년 141건이었다.

시간대별로는 퇴근 시간대인 오후 6~9시가 하루 평균 3310건으로 전체의 약 25%를 차지했다. 이어서 오후 9시~밤 12시 18%(2386건), 오전 6~9시 13%(1716건)로 나타났다. 퇴근 이후 시간대 이용자가 출근 시간대보다 많은 것이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대중교통이 끊기는 시간에 대체 수단으로 따릉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출근할 때보다는 퇴근할 때 여유가 있다 보니 운동이나 여가를 목적으로 타는 분도 많다"고 했다.

따릉이를 가장 많이 이용한 지역은 마포구(16%), 연령별로는 20~40대가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김미정 서울시 자전거정책과장은 "젊은 층 중심으로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걷기를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이용객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따릉이 회원 수는 2016년 8월 첫 도입 후 11개월 만에 10만명을 기록했다. 이후 60만명을 돌파하는 데는 16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대수와 대여소를 대폭 늘린 덕이다. 지난해 서울시는 따릉이 1만4400대를 추가로 투입했다. 지금은 총 2만대가 돌아다닌다. 대여소는 2016년 444곳에서 지난해 1044곳으로 늘었다. 내달 종로1~6가에 자전거 전용 차로가 개통하면 따릉이 이용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공공 자전거'는 지방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2008년 10월 전국 최초로 공공 자전거 '누비자'를 도입했다. 지난해 이용 건수는 지난해 약 547만건으로 서울(503만)보다 많았다. 창원시 인구수(107만명)를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전남 순천에선 하루 단돈 1000원으로 순천만습지 등 도심 구석구석을 공용 자전거로 누빌 수 있다. 순천시는 2009년 10월 공공 자전거 '온누리'를 도입했다. 이 밖에도 경기 안산시(페달로), 경기 고양시(피프틴), 대전(타슈), 경남 거창(그린씽) 등 전국 지자체 10여 곳에서 공공 자전거를 운영 중이다.




[순천=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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