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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文총장 "잘못 반복 않겠다" 故박종철 부친 병문안… 과거사 첫 직접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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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 "검찰개혁 대비 '인권' 부각"

문무일 검찰총장이 31년 전 경찰 고문으로 숨진 학생 박종철의 부친 박정기(89)씨를 20일 만나 사과했다. 문 총장은 박씨가 입원해 있는 부산의 요양병원을 찾아 "사과 방문이 늦어진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오늘 저희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과거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사명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박씨는 "어차피 벌어진 일"이라고 했을 뿐 말을 거의 하지 못했다.

조선일보

20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입원한 부산의 한 요양병원을 찾았다. 문 총장은“과거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박씨에게 사과했다. /김동환 기자


현직 검찰총장이 과거사 사건 피해자를 만나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이날은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이었다.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 이후 불거질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이슈에 대비해 '인권 검찰'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대검 측은 "과거사 사과 차원에서 이미 한 달 전에 잡아놓은 일정일 뿐 검찰 개혁 이슈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앞서 이철성 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는 지난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31주기를 하루 앞두고 서울 용산구의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기도 했다. 박종철군이 숨졌던 곳이다. 거기서 이 청장은 "과거 경찰의 잘못을 성찰하고 인권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문 총장과 이 청장은 작년 말에는 박상기 법무부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박종철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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