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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섹스 앤 더 시티’의 미란다, 美 뉴욕주지사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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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더 시티’의 미란다로 잘 알려진 배우 신시아 닉슨(51)이 미국 뉴욕주지사에 도전한다. 당선될 경우 그는 뉴욕 최초의 여성 주지사이자 레즈비언 주지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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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시아 닉슨의 선거 홍보 영상. /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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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은 19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나는 뉴욕을 사랑한다. 오늘 (뉴욕) 주지사 선거에 입후보했음을 알린다”고 밝히며 자신의 선거운동 웹사이트를 소개했다. 닉슨은 오는 9월 앤드류 쿠오모(60) 뉴욕 주지사와 민주당 후보 경선을 치르게 된다.

드라마 ‘조용한 열정(2015)’, 영화 ‘베이비 데이 아웃(1994)’ 등에 출연하며 안방과 극장을 종횡무진한 닉슨은 뉴욕에 사는 4명의 싱글 여성의 삶을 그린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가장 유명하다. 변호사 미란다 홉스 역을 맡아 다소 냉소적인 성격의 워킹맘을 연기했다.

2012년에는 성소수자(LGBTQ) 활동가 크리스틴 마리오니와 8년간의 연애를 끝내고 결혼식을 올렸다. 전 남편인 사진작가 대니 모제스와 사이에 낳은 딸과 아들을 포함, 총 3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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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이 2018년 1월 2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반(反)트럼프 여성 집회 ‘위민스 마치(Women's March)’에 참가해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 트위터 캡처


닉슨은 이전부터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2011년에는 뉴욕주 동성결혼 법제화를 위해 활동했고, 2016년에는 여성 인권에 관한 글을 타임지에 기고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를 비판했다. 주지사 출마설도 여러번 돌았다. 지난해 여름에는 뉴욕데일리 등이, 이달에는 뉴욕타임스(NYT)가 ‘닉슨이 뉴욕 주지사 민주당 후보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닉슨은 쿠오모 주지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빌 더블라지오(56) 뉴욕 시장의 열렬한 지지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각종 연설과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은 올해 ‘반(反) 트럼프 정당’ 역할에 그치지 않고 보다 강하고 진보적인 정체성을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닉슨은 앞으로 공교육과 교통정책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춘 선거운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닉슨은 홍보 영상에서 “우리는 주 정부가 다시 일하길 원한다”며 지하철을 타고 아들 맥스(7)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모습을 강조했다.

두번째 임기 중인 쿠오모 주지사를 겨냥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닉슨은 영상에서 “시민을 위해 일하기 보다는 신문 헤드라인과 권력에만 정신이 팔린 정치인들에게 질렸다”고 말했다. 소개글·기부 등과 함께 그의 선거운동 웹사이트를 장식하고 있는 #CuomosMTA라는 탭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해시태그에는 쿠오모 주지사가 뉴욕 지하철의 잦은 탈선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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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이 2018년 3월 19일(현지 시각) 미 뉴욕주 주지사 선거에 입후보한 후 지지자들의 성원에 올린 감사 인사 글. / 트위터 캡처


닉슨의 입후보 발표는 삽시간에 인터넷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가 트위터에 선거 홍보 영상을 게재한 지 18분 만에 그의 이름은 뉴욕 지역 트위터 트렌딩 토픽 중 1위를 차지했고, 미 전역 1위에 오르기까지는 이후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날 저녁까지 그의 영상은 트위터에서만 약 1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배우로써의 그의 유명세가 선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뉴욕 유권자들은 정치인 출신이 아닌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가 낮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 같은 추세는 더 심해졌다. 실제로 이날 시에나대학이 민주당에 등록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쿠오모 주지사가 66%의 지지율로 19%인 닉슨을 앞서고 있다.

제프리 폴락 여론조사 전문가는 “기존 조사 결과를 봐도 민주당 예비선거 유권자들은 외부인을 원치 않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 경험있는 정치인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쿠오모 주지사는 “보통 인지도는 후보가 어떤 노력을 했는 지와 연관됐을 때 쓸모가 있다”며 “(선거가) 인지도만 놓고 따지는거라면 브래드 피트나 안젤리나 졸리, 빌리 조엘이 주지사에 도전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비꼬았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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