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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페이스북 정보 유출' 업체 "200개 이상 선거에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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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英 방송 잠입취재에 포착 "스파이, 미인계 활용해 선거판 개입"…英 정보당국 "업체 대상 압수수색 영장 청구"]

머니투데이

【필라델피아(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2012년 5월16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아이패드 화면에 페이스북 로고가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난 17일 5000만명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불법 도용한 데이터사 케임브리지 어낼리티카(CA)를 퇴출시켰다고 발표한 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를 출두시켜 증언하게 해야 한다는 요구가 미국과 영국 의회에서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보호 실패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8.3.19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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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016년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5000만명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도용한 데이터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그동안 가짜뉴스와 미인계, 스파이 활동 등을 통해 세계 각종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영국 방송 '채널4'는 19일(현지시간) 알렉산더 닉스 CA 최고경영자(CEO)가 잠입취재 기자에게 설명한 CA의 각종 '전략'을 공개했다.

채널4 기자는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스리랑카 재벌로 위장해 닉스 CEO에게 접근했다. 처음엔 재벌로 위장한 기자의 접근을 거부하던 닉스는 얼마 후 영국 런던의 한 호텔에서 채널4 기자를 만나 자신들이 선거판에서 사용하는 '전략'들을 설명했다.

닉스는 상대방의 약점을 조사해줄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영국과 이스라엘 출신의 전직 스파이들을 고용해 일하고 있어 가능하다"고 답했다.

한발 더 나아가 닉스는 단순 조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상대방에게 찾아가 그 사실(약점)을 알리면서 흥정을 하는 것"이라며 "비디오 녹화를 확실히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닉스는 채널4 기자에게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CA의 정치담당 마크 턴불을 부유한 투자자로 위장해 스리랑카로 잠입시킨 뒤 상대 후보자에게 성 추문을 일으키는 순서라고 했다.

닉스는 "상대방의 집 주변에 여자들을 보내는 것"이라며 "우린 이런 방법과 관련해 많은 역사를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정치담당이라는 턴불은 CA가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종종 다른 이름으로 계약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전세계 200개 이상의 선거판에서 활동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측에 자료를 넘긴 것 외에도 수사 대상이 더 있음을 자인한 셈이다.

한편 미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활용한 혐의를 받는 CA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방법으로 취득한 자료를 받아 이용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엘리자베스 데넘 영국 정보보호위원회(ICO) 정보위원은 채널4와 인터뷰에서 "CA 측에 조사 협조를 요청했으나 CA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20일 법원에 CA 조사를 위한 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데넘 위원은 "CA의 데이터베이스를 봐야 한다"면서 "데이터들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어떻게 삭제되고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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