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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국내 연구진, 불필요한 항암치료 줄이는 선별검사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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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라포르시안] 2~3기 진행성 위암 환자의 수술 후 항암치료 효과를 예측해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진단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노성훈(사진, 왼쪽부터) 교수와 국내 다기관 공동연구팀은 진행성 위암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 수술 후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2~3기 위암 환자의 경우 2012년 발표된 '클래식(CLASSIC)' 임상 시험결과에 따라 표준치료법으로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는다. 클래식 임상시험은 위암 수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이 암의 재발을 감소시킨다는 효용성을 입증한 임상시험이다.

항암치료를 통해 수술로 제거한 조직 외에 미세하게 잔존할 수 있는 암 세포를 사멸시켜 치료율을 높이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진행성 위암에서 항암치료로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개인에 따라 항암치료 효과에서 차이가 있지만, 환자의 항암제 적합성을 예측하는 진단법이 없어 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당연시했다.

연구팀은 위암에서 종양의 유전자 특성에 따라 수술 후 항암제에 대한 효과가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다중 코호트 연구방법으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2,858명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위암을 면역형과 줄기세포형, 상피형으로 분류했다. 유전자 발현 패턴 특성에 따른 종양형 분류 기준은 수술 예후와 항암제 효과 여부다.

면역형(IM)은 수술 후 예후가 좋은 반면 항암제가 반응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항암제 효과면에서는 면역형은 항암제 치료를 해도 수술만 시행한 것과 비교해 예후가 더 좋아지지 않는다.

상피형(EP)은 수술만 받았을 때 비해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경우 예후가 좋아진다. 즉, 상피형은 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종양형이다.

줄기세포형(ST)은 다른 종양형에 비해 예후가 가장 나쁘다. 특이한 것은 줄기세포형 중에 상피형의 유전자를 동시에 발현하는 경우는 예후는 불량하지만 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분류에 따른 결과를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 노보믹스와 공동으로 각각의 종양형과 항암제 효과를 예측하는 유전자 분석 기반 진단기술을 개발해 클래식 임상시험 환자 629명을 대상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검사가 이루어진 625명 중 79명(약 13%)이 면역형으로 분류됐으며, 줄기세포형과 상피형형은 각각 265명(약 42%), 281명(약 45%)으로 분류됐다.

면역형은 5년 생존율이 83.2%로 조사됐다. 면역형 환자를 다시 수술만 받은 환자군과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으로 분류해 항암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경우 5년 생존율은 약 80.8%였다. 수술만 받은 환자의 경우 약 85.8%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노성훈 교수는 "수술 후 예후가 좋고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굳이 항암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진행성 위암 환자의 약 15~20%는 현행 표준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연세암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분당서울대병원, 전남대 화순병원, 영남대병원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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