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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튀는듯 튀지 않는 비틀린 3개의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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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건축] 남부 덴마크대의 랜드마크가 된 기숙사
조선일보

덴마크 오덴스에 위치한 남부 덴마크대학교 학생 기숙사. /ⓒTorben Eske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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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개요]

건축가: C.F. 뮐러
위치: 덴마크 오덴스 남부 덴마크대학교
용도: 학생 기숙사(250실)
대지면적: 13,700m²

대학교 기숙사는 다른 지역에서 학업을 위해 옮겨온 학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고마운 시설이다. 또 학교의 특성을 드러내고 학생 간 연대를 이끌어 내기에 좋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몇년간 서울 지역 대학들도 신개념 기숙사를 짓고 있다. 과거 다인실이 대부분이던 것과 달리 요즘 기숙사는 1인실이나 2인실이 대세다.

유럽의 대학교 기숙사는 어떨까. 남부 덴마크대학교의 학생 기숙사는 지상 15층짜리 건물 3개가 연결돼 있다. 어느 방향에서 봐도 외형이 독특하다. 경사진 대지 위에 들어선 이 건물은 캠퍼스의 랜드마크 역할도 한다. 건물 옥상에 야외 데크를 설치해 학생들이 모여 간단한 행사도 갖고 주변 풍경도 감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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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는 주변 습지를 바라고 있다. 건물 외벽 색상이 주변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Torben Eske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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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가 들어선 땅은 남쪽의 길쭉한 습지를 향해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 기숙사를 구성하는 3개의 건물은 서로 마주보지 않게 비틀어서 배치한 게 특징이다. 전면 광장은 세 건물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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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덴마크대학교 학생 기숙사 평면도. 세 건물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archipen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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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방은 비틀린 세 건물의 외벽면에 배치해 학생들이 프라이버시(사생활)를 침해받지 않으면서 주변 전원 풍경을 마음껏 누리도록 설계했다. 각 방에는 개인 발코니가 있는데, 이는 주거 공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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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중앙에는 공용 주방과 거실이 있다. /ⓒTorben Eskerod



기숙사 중앙에는 공용 주방과 7개의 방으로 구성된 공용 거실이 있다. 서로 이어지는 이 공간은 입주한 학생들의 소통 공간으로 쓰인다. 특히 각 층 중앙 공용 주방은 빛과 조망이 세 방향으로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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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테라스에서는 자연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Torben Eske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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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중앙에만 공용 공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건물 1층에 카페와 미팅룸, 스터디룸이 있다. 최상층 옥상 테라스에는 연회장을 만들어 도시의 멋진 풍경과 학교 캠퍼스 조망이 가능하다. 공용 공간은 소소한 모임부터 큰 행사를 위한 공간까지 세세하게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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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방에는 발코니가 딸려 있다. /ⓒTorben Eske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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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말하는 이 건물은…]

남부 덴마크대학교의 새 기숙사는 학생들의 강한 연대를 목표로 설계했다. 총 250개의 방이 있고 앞뒤 구분이 없어 모든 방향에서 매력적이다. 건물이 워낙 독특해 멀리서 보더라도 금새 기숙사라는 걸 알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숙사 각 층에 공용 공간을 설치해 학교가 지향하는 인간적 척도를 재해석했다. 이를 테면 기숙사는 수직 형태의 또 다른 캠퍼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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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바로 옆에는 정원과 광장, 체육시설 등이 있다. /ⓒTorben Eske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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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의 전반적인 에너지 콘셉트는 건물 형태와 방향, 일광, 천장고, 구조적 열 용량 등 수동적 설계 요소를 최적화하는 것이었다. 또 외피의 단열과 밀폐, 자연 통풍의 활용, 배기와 폐수, 목욕물 등을 활용한 열 회수를 고려했다.

건축물은 특수하게 만든 따뜻한 색감의 회색 벽돌로 시공했다. 외벽 역시 하드 우드 등을 사용해 따뜻한 색을 띠게 했다. 건물은 높지만 주변 산과 호수, 공원 경관에 유기적으로 녹아든다.

건물 외부 공간도 토양, 강수, 야생동물 서식지 등을 고려해 지속가능한 환경으로 설계했다. 배구코트, 관중석 같은 활동 공간과 다용도 정원을 배치했다. 이런 공간은 습지와 갈대가 있는 자연과 가깝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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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문화 표지.


월간 건축문화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저널이다. 전 세계 새로운 건축물과 다양한 건축 아이디어, 국내·외 건축 트렌드와 이슈도 소개한다.


[건축문화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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