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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위기의 홍준표… "천막당사 때보다 인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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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방선거 후보 영입 난항

사정당국 눈치 보느라 주저앉거나 "홍대표가 黨얼굴이라 위기" 반발도

경기지사 남경필, 강원지사 정창수, 대전시장 박성효… 일부후보 확정

조선일보

자유한국당 홍준표〈사진〉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 전국 17개 시·도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을 소집했다. 6·13 지방선거에 내보낼 후보 영입을 독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인재를 모셔 와야 하는 입장이고 조속히 후보자를 결정해야 한다"며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공천을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선 "후보 영입이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과거 천막 당사 시절도 겪었지만 이런 인물난은 처음"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서울시장 후보가 대표적이다. 홍 대표가 지난 15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빅매치가 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힌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사흘 만에 불출마하겠다고 했다. 앞서 홍 대표가 영입을 추진했던 홍정욱 전 의원도 올해 초 일찌감치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이 전 처장과 함께 복수로 영입을 추진해온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를 결단하지 않으면 현역 의원 중에 출마자를 찾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 전 시장도 현재까진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영남 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 영입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남은 홍 대표가 광역단체장 5곳 석권을 목표로 잡을 정도로 한국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홍 대표가 지난해 말부터 "차기 대선 주자급"이라며 경남지사 후보로 영입을 추진했던 안대희 전 대법관은 올해 초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후 홍 대표는 경남 행정부지사를 지낸 윤한홍 의원 공천을 검토했으나 본인이 "필승 카드를 찾아 달라"며 고사해 없던 일이 됐다. 한국당은 아직 경남지사 후보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일부 인사가 공천에 불복해 홍 대표를 공격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홍 대표의 특보 출신으로 측근으로 꼽혔던 이종혁 전 의원이 19일 서병수 현 부산시장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지사 후보를 놓고도 박종희 전 의원이 최근 공개적으로 "홍 대표가 당의 얼굴이기 때문에 위기"라고 말하는 등 반발 조짐이 일었다.

그나마 한국당 공천관리 위원회는 이날 경기지사에 남경필 현 지사, 강원지사에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 대전시장에 박성효 전 시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한국당의 '후보 구인난'은 일차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선 "사정 당국의 수사와 세무조사 가능성이 가뜩이나 움츠러든 한국당 성향 후보군들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이 김기현 울산시장 공천을 확정한 날(지난 16일) 경찰이 시장 비서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마당에 어떤 사람이 선뜻 야당 후보로 나서려 하겠느냐"고 했다. 실제 기업인 중에서 한국당의 영입 제안을 받은 사람 중 상당수는 "한국당 후보로 출마하면 세무조사를 받을까 걱정된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대표는 '야당 하는 게 쉬운 줄 알았느냐'며 보수 인사들의 헌신을 강조하는데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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