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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韓美정상 통화 직후… 세 남자가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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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격동의 봄']

정의용·맥매스터·야치, 작년 8월·올 1월·지난 17~18일 비밀회동

작년 8월엔 北도발 대응 문제, 올 1월엔 평창 남북회담 문제

엊그제는 정상회담 로드맵 조율

샌프란시스코는 워싱턴보다 언론노출 안돼 허심탄회한 대화

靑 "완전한 비핵화 협의 가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국장이 지난 17~1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다고 청와대가 19일 밝혔다. 이들은 작년 8월, 올해 1월에도 주말을 이용해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북한 등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세 차례 회동은 북한 문제로 한·미 정상이 통화한 직후 이뤄졌다. 한·미 정상이 먼저 전화로 대북 정책 방향을 논의하면 한·미 및 일본 정상의 최측근 외교 참모들이 '샌프란시스코 회동'을 통해 이견을 조율하면서 실질적인 대북 로드맵을 그리는 구도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정부 소식통은 "샌프란시스코는 워싱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가깝고 언론에 노출될 부담이 적기 때문에 3국 외교 수장들이 좀 더 편하게 속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소"라고 했다.

◇"한·미·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세 사람의 만남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회동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16일)한 직후 이뤄졌다. 앞서 8~11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정의용 실장이 한·미 정상 통화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파트너'인 맥매스터 보좌관과 '주말 협의'를 한 셈이다.

이번 협의에서는 4월과 5월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 사이에 한·미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포함해 양국 간 공조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개최 방안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 협의에선 주로 한·미 양자 간에 집중적인 협의가 이루어졌다"며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이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한·미 양국 간의 긴밀한 공조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한·미·일 모두 '대통령 직속 채널' 선호

한·미·일 샌프란시스코 주말 회동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 회동은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졌지만 이번 3차 회동은 청와대가 언론에 공개했다. 세 사람은 작년 8월 2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만나 북한 도발과 대응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괌 공격까지 위협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군사적 옵션'까지 언급했었다. 정 실장은 맥매스터 보좌관과 만나 한·미 정상 통화(8월 7일)를 통해 언급된 대북 공조 방안을 조율하고, 한국의 군사회담 제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 등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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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3~14일간 이뤄진 2차 회동은 남북 고위급 회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 직후 이뤄졌다. 한·미 정상은 1월 4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를 했고,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때도 정 실장은 정상 통화 3일 후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맥매스터 보좌관, 야치 국장을 만나 남북 고위급 대화 상황, 평창 이후 정세 등에 대해 협의했다.

'샌프란스시코 회동'은 북핵, 남북 대화 등 북한 문제에 있어 한·미 양국 정부가 외교부와 국무부 간 채널보다 청와대와 백악관 간 직접 협의를 더 선호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 인사들에 대한 불신이 있고, 국무부도 주요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이라 백악관을 직접 상대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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